與, 쌍방울 변호인을 후보로 올려
친명 “지도부 제정신이냐” 반발
정청래 “대통령께 누 끼쳐 죄송”
앞서 민주당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변호인단에 속했던 전준철 변호사를 특검 후보로 추천했다. 이 대통령은 ‘추천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대북 송금 사건’에서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고, 그 과정에 검찰의 회유가 있었다는 게 이 대통령 측 입장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이례적으로 여당이 아니라 야당인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창영 변호사를 2차 특검으로 임명했다.
연합뉴스이원택 의원 출판기념회서 인사하는 정청래 정청래(맨 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전북 전주시 전주대학교에서 열린 이원택 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8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민주당에 “오는 13일까지 (합당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결정해달라”고 요구하자, 정 대표는 ‘(민주당 의원총회 후) 가급적 조속히 합당 추진에 관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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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변호사는 친청계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이 추천했고 정청래 대표가 추인했다. 친명계는 “정청래 지도부는 제정신이냐” “이 대통령에 대한 배신이자 반역”이라며 반발했다. 정 대표는 8일 수석대변인을 통해 “당의 인사 검증 실패로 대통령께 누를 끼쳐드린 데 대해 죄송하다”고 했다.
◇李대통령, 與 추천안에 불쾌감… 친명, 정청래 겨냥 “명백한 반역”
여권에선 “정 대표가 주도한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에 이어, 2차 특검을 놓고도 명·청 갈등이 터졌다”는 말이 나왔다.
친명계는 “지금까지의 명·청 갈등 사안과 달리 이번 특검 후보자 추천 인선은 이재명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저격한 것”이라며 정청래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친명계는 정청래 지도부가 2차 특검 후보자로 전준철 변호사를 올린 것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도 지난 2일 민주당이 추천한 특검 후보자 명단을 보고 ‘어떻게 이런 사람을 추천할 수 있느냐’ ‘순수한 의도로만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전 변호사는 이 대통령이 연루된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변호인단에 합류했던 인사다. 김 전 회장은 2023년 1월 태국에서 압송돼 수원지검에서 수사를 받았는데, “북한에 보낸 800만달러는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의 방북을 위한 것이었다”는 그의 진술은 이 대통령 기소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 측은 이 과정에 검찰의 회유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한다. 이 대통령의 ‘대북 송금 사건’ 재판은 1심 단계로 현재 중단된 상태지만, 이 때문에 친명계는 당 지도부가 어떤 의도를 갖고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을 특검 후보로 올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정청래 지도부는 “전 변호사가 김 전 회장 측 변호를 맡았던 이력은 사전에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실제 정 대표 측은 이 대통령이 지난 5일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가 아니라,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 변호사를 특검에 임명한 뒤에야 상황을 파악하고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성윤 최고위원이 2명을 추천했는데, 그중 (최종) 추천된 후보자가 전 변호사였다”고 했다. 원내 지도부가 전 변호사에 대해 별다른 인사 검증 없이 추진했다는 것도 사실상 인정했다. 이 최고위원도 “논란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고 했다
당사자인 전 변호사는 이 최고위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변론을 맡은 것은) 쌍방울 측 임직원들의 개인적 횡령·배임에 대한 것이었고, 대북 송금과는 전혀 무관한 부분이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김 전 회장 변호인단엔 검찰 요직을 지낸 특수통 검사 출신들이 대거 들어갔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2부장을 지낸 뒤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로 옮긴 자신도 같은 법인 변호사들과 함께 합류했다는 얘기다.
친명계 의원들은 “인터넷에 전준철 이름만 검색하면 그의 논란이 다 나온다”며 정청래 지도부를 겨냥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변호인’ 출신인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배신이자 민주당 당론에 대한 명백한 반역”이라며 “정 대표와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김성태 변호인이었다는 것을 알고도 추천했는가”라고 했다. 이어 정 대표가 당내 감찰을 통해 책임자를 문책하고, 이 최고위원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강득구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법제사법위원회와 상의 없이 지도부 단독으로 추천이 진행됐다는 점은 심각성을 더 무겁게 한다”며 “최고위원인 저도 몰랐는데 어떻게 ‘당정청’ 원팀인가”라고 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특검 후보 추천이 최고위를 ‘패싱’하고 이뤄졌다면 당의 의사 결정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경고”라며 “추천 경위와 최고위·법사위 패싱의 사유를 명백히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문제 있는 특검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추천했다는 것에 분노한다”고 했고, 전현희 의원은 “이건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여권에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에 이번 사태까지 겹치면서 당·청(민주당·청와대), 명청 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작년 8월 정청래 대표 선출 이후 당청은 각종 법안과 정부 정책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여왔다. 최근엔 정부가 주도한 검찰 개편안을 두고 이 대통령은 “공소청 보완수사권이 예외적인 경우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민주당은 “보완수사권은 못 준다”며 이를 당론으로 정했다. 대통령의 뜻과 반대되는 결정은 정 대표와 법사위원·강경파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친명 의원은 “여러가지로 심기가 불편한 대통령이 특검 후보 추천을 두고 불쾌감을 표현한 건 정청래 지도부를 향한 경고 메시지”라고 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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