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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15 (일)

    이슈 특검의 시작과 끝

    특검 추천 놓고 둘로 쪼개진 여당 지도부…“정치적 음모론 유감” VS “집권 야당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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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가운데)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가는 정청래 대표(오른쪽)와 이성윤 최고위원에게 특검후보 추천논란을 항의하고 있다. 2026.2.9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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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이 ‘대북 송금 사건’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쌍방울 측 변호를 맡은 전준철 변호사를 2차 종합특검 후보로 추천한 것을 두고 당내 여진이 9일 이어졌다. 전 변호사를 추천한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윤석열 정권에서 탄압을 받았던 변호사”라고 해명하자, 비당권파에서는 “왜 전준철 대변인처럼 말하느냐”며 반발했다. 지도부 밖에서는 이 최고위원의 사퇴 요구까지 제기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최종 책임은 당대표인 저에게 있다”며 “이번 특검 추천 문제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한번 대통령께 누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정 대표는 전 변호사 추천을 두고 ‘사고’라는 표현을 썼다. 당의 허술한 인사 검증 시스템에서 비롯된 단순 실수였을 뿐,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당에 (공직자)인사추천위원회가 설치돼 있는데, 특검 추천은 이상하게도 그 절차를 생략해 온 관행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특검 역시 인사추천위를 통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7일 이 대통령이 민주당의 특검 후보 추천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불거졌다. 전 변호사는 이 대통령이 기소된 대북 송금 사건 재판에서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변호한 이력이 있다. 전 변호사는 쌍방울 측 임원들의 개인적 횡령·배임 사건만 변론했을 뿐 대북 송금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당내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배신”이라는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정 대표가 친정청래계인 이 최고위원에게 특검 후보 추천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변호사를 둘러싼 논란은 계파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전날 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최고위원이 유감을 표명하기로 했다”(박수현 수석대변인)는 설명이 나오며 수습되는 듯했지만, 비당권파 지도부 의원들은 이날 오전 공개 회의에서도 전 변호사 추천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당원과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제2의 체포동의안 가결 시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고 황명선 최고위원도 “명백한 사고이며 변명으로 덮을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김성태 전 회장 변호인단 소속 변호사가 2차 종합특검 후보였다는 사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 최고위원은 “소통이 부족했고 추천 과정에서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되는 점은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수사했던 인물이라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전 변호사가 윤석열 정부 들어 탄압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황 최고위원은 공개 회의 정회 후 자리를 뜨는 이 최고위원을 향해 “전준철 대변인처럼 이야기하면 되느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지도부 밖에서는 친명계를 중심으로 이 최고위원 사퇴론까지 분출했다. 이건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 시스템 정상화를 위한 5대 과제’ 중 하나로 이 최고위원의 사퇴를 언급했다.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소속 김문수 의원도 “(전 변호사 추천은) 대통령에 맞서겠다는 정치적 선택”이라며 “집권 여당의 책무를 망각한 채 야당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날 ‘집권 야당의 폭주, 지금 멈춰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맥락상 ‘집권 야당’은 정 대표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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