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정치자금 수수’ 징역 2년
항소심서 무죄로 판결 뒤집혀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13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과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항소심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소나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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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는 13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의 돈봉투 살포 혐의(정당법 위반) 수사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정치자금법 위반)가 추가로 드러났는데,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핵심 증거들은 위법하게 수집됐다”며 두 혐의 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1심에선 돈봉투 살포 혐의는 무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는 유죄가 선고됐었다.
‘돈봉투 살포 의혹’ 사건은 송 전 대표가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당선을 위해 경선 캠프 관계자들과 공모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300만원짜리 돈봉투를 만들어 뿌렸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이 사건의 핵심 증거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을 수사하다가, 송 전 대표가 2020~2021년 사단법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등에게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포착해 돈봉투 살포 혐의와 함께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의 먹사연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돈봉투 살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정근씨 녹음 파일을 적법한 증거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검찰은 2022년 10월 이씨의 개인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3대를 확보했는데, 이 속에 있던 녹음 파일 3만여 개 중에 돈봉투 살포 정황이 담겨 있었다. 검찰은 이씨로부터 “휴대전화를 범위 제한 없이 임의 제출하겠다”는 동의를 받은 뒤 돈봉투 사건 수사를 시작했는데, 이씨가 돈봉투 사건 수사와 관련해 자신의 녹음 파일을 제출할 의사가 있었는지 불분명하다고 1심 재판부는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마찬가지로 돈봉투 살포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나아가 “검찰이 돈봉투 의혹 관련 혐의로 2023년 4월 먹사연 사무실과 관계자들을 압수 수색한 뒤, 관련성이 없는 먹사연 의혹도 공소를 제기한 것”이라며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압수 수색한 텔레그램 메시지 등에서 두 의혹 관련성이 드러나지 않았다면 수사를 멈추고 관련 자료를 폐기했어야 했다”고 했다.
검찰이 이 사건 핵심 증거로 제시한 ‘이정근 녹음 파일’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라는 법원 판단은 앞서 여러 차례 나왔다. 대법원은 지난 12일 돈봉투 수수 혐의로 기소된 이성만 전 의원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이 전 의원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허종식 의원과 윤관석·임종성 전 의원도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조계에선 “법원이 수사기관의 무리하고 위법적인 수사를 허용해선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5선 의원 출신으로 인천시장을 지낸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살포 의혹 사건이 불거지자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후 검찰에 구속됐고 옥중에서 소나무당을 창당해 당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재판 중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재판을 받아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선고 후 “소나무당을 해체하고 민주당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자기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선거구를 넘겨주고 서울시장에 출마했었다. 2022년 3·9 대선에서 낙선했던 이 대통령은 이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원내에 진입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2일엔 이 대통령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연 북 콘서트에도 참석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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