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공약 언급했지만 지원 논란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19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 시간여 전에 X(옛 트위터)에 쓴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왼쪽). 이 대통령의 글은 HMM 부산 이전 등을 언급했는데 야당은 “전재수 밀어주기”라고 반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식품과 교복, 부동산 등과 관련한 담합 행위를 영구 퇴출시켜야 한다고 했다(오른쪽)./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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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현 정부 출범 6개월간의 부산 지역 성과를 나열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대전환, 지역균형발전! 한다면 합니다! 대한민국은 합니다!”라고 적었다. 전 의원은 앞서 이날 X에 “이재명 정부 6개월 만에 깜짝 놀랄 성과들이 있었다”며 부산 해양수도 특별법 제정, 2028년 3월 부산해사법원 개청 확정, 해수부 내 북극항로 추진본부 설치, SK해운·에이치라인해운 본사의 부산 이전 확정 등을 나열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이 전 의원이 글을 올린 지 1시간 만에 “동남권 투자공사 설립은 물론 HMM 이전도 곧 한다”고 했다. HMM 노조 일부가 “정치적 이전”이라며 반대하고 있지만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전 의원은 이 대통령의 글에 “세상천지에 이와 같은 대통령님은 처음”이라며 “딱 부산 스타일”이라고 다시 화답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국무회의에서도 해운 대기업 두 곳의 본사 부산 이전을 언급하며 “전재수 장관이 열심히 하셨던 것 같다”고 공개 칭찬했다. 전 의원은 이재명 정부 첫 해양수산부 장관에 임명됐지만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으로 5개월만에 사퇴했다.
야권에선 이 대통령이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유력 거론되는 전 의원에게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방선거를 100여 일 앞둔 시점에, 대통령이 부산시장 출마가 거론되는 여당 정치인 글을 직접 공유하며 ‘HMM 부산 이전’까지 언급한 것은 특정 후보를 콕 집어 힘을 실어준 것이나 다름없다”며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흔드는 대단히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전 의원이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이란 점도 지적했다.
전 의원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을 앞서고 있고 조만간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부산 관련 발언은 대선 공약이자 지방균형발전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지, 지방선거와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에도 X에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구정 만족도 92.9%를 기록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시하며 “일을 잘하긴 잘하나 보다. 저는 명함도 못 내밀 듯”이라며 공개 칭찬했다. 당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정 구청장은 이 대통령의 언급 이후 여권 서울시장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지난달엔 경기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통령 1호 감사패’를 받은 사실이 공개되면서 명심(明心·이 대통령의 의중)이 한 의원에게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오는 20일 근무를 마치고 청와대를 떠나 이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다. 김 대변인은 다음달 2일 인천 계양구에 있는 경인교대 인천캠퍼스에서 이 대통령 관련 저서 출판 기념회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양을에는 최근 돈봉투 사건 2심에서 무죄를 받은 송영길 전 대표 출마 가능성도 나온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현재 우리 사회에는 설탕, 밀가루, 육고기, 교복, 부동산 등 경제 산업 전반에 반시장적인 담합 행위가 뿌리 깊게 퍼져 있다”며 “이런 반시장적 행위가 반복될 경우에는 아예 시장에서 영구적으로 퇴출시키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담합 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고 시장 신뢰를 훼손하며 국민 경제 발전을 방해하는 암적 존재”라고도 했다. 또 “형사처벌 같은 형식적인 제재가 아니라 경제 이권 박탈이나 경제적 부담 강화 같은 실질적인 경제 제재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부동산 언급도 이어갔다. 그는 “불평등과 절망을 키우는 망국적인 부동산 공화국을 극복하고,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합리적인 사회질서를 확립하며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하는 ‘모두의 경제’를 함께 만들어가야겠다”고 말했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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