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아이스하키 결승 캐나다 꺾어
연장 골든골로 46년 만에 금메달
22일 남자 아이스하키 우승을 차지한 미국 대표팀이 시상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의 어린이는 2024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미국 국가대표 조니 고드로의 아들이다./밀라노=장련성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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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밀라노 코르티나 올림픽의 하이라이트로 꼽혔던 미국과 캐나다의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 미국은 22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산타줄리아 아이스하키 아레나에서 열린 경기에서 캐나다를 연장 승부 끝에 2대1로 꺾고 46년 만에 값진 금메달을 차지했다. 1980년 2월 22일, 레이크플래시드 올림픽에서 대학생 중심으로 팀을 꾸려 ‘절대 1강’ 소련을 잡아내는 기적을 썼던 미국은 정확히 46년 뒤 최강 캐나다를 물리치고 또 한 번 감격의 순간을 맞았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하는 등 최근 양국의 정치·경제 상황과 맞물려 ‘관세 더비’로 불린 결승 맞대결에서 미국은 남녀 모두 승리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올 시즌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득점 1~2위 네이선 매키넌, 코너 맥데이비드를 앞세운 캐나다는 슈팅 수에서 42-28로 앞서는 등 미국을 거세게 밀어붙였지만, 선방률 98%를 기록한 골리 코너 헬러벅의 철통 방어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미국 맷 볼디가 1피리어드, 캐나다 케일 머카가 2피리어드에서 한 골씩 넣은 가운데 양 팀은 골리를 제외하고 3대3으로 맞붙는 연장에 돌입했다. 시작 1분 41초 만에 잭 휴스가 골망을 가르며 미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미국은 스웨덴과 벌인 8강 연장전에서 퀸 휴스가 골든골을 터뜨려 2대1로 승리했는데 이번엔 동생인 잭 휴스가 경기를 끝낸 것이다.
라이벌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둔 미국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도시마다 술집에 많은 사람이 몰렸고, 극적인 우승에 팬들은 ‘U!S!A!’를 연호하며 서로 얼싸안고 환호했다. 백악관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국조(國鳥) 흰머리수리가 빙판 위에서 ‘캐나다 구스(Canada Goose)’라 불리는 큰캐나다기러기를 눌러 제압하는 모습을 담은 게시물이 올라왔다. ‘트루스 소셜’에 축하 메시지를 올린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4일 의회 국정연설에 미국 선수단을 초청할 계획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오른쪽)와 부인 다이애나 폭스 카니가 결승전을 지켜보며 아쉬워하는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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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종주국 캐나다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캐나다에선 보통 식당과 바에서 오전 9시부터 주류를 판매할 수 있는데, 이날은 결승전이 오전 8시 10분(동부 기준)에 시작되면서 예외적으로 오전 5~6시부터 술 판매가 허용됐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퀘벡주의 한 술집에서 지인과 가족, 자유당 의원들과 결승전을 지켜봤다. 캐나다가 공세를 펼칠 때는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지만, 결국 미국에 패배하자 머리를 감싸쥐고 괴로워했다. NHL 최고 인기 팀 토론토 메이플리프스의 홈구장 등 이른 아침부터 곳곳에 모여 열띤 응원을 펼친 캐나다 팬들도 아쉬운 은메달에 탄식을 쏟아내며 자리를 빠져나갔다.
[밀라노=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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