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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단독] ‘에너지 올라운더’ 키운다...서울대·스탠퍼드대, 포닥 교류·공동 연구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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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지난 11일(현지 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스탠퍼드대 한 강의실에서 서울대와 스탠퍼드대 교수들이 '인공지능(AI) 시대 에너지'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진행중이다./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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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와 미국 스탠퍼드대가 에너지 분야 ‘박사 후 연구원’(포닥)을 공동으로 고용해 함께 연구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인공지능(AI) 붐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에너지가 산업 경쟁력을 넘어 국가의 핵심 안보 사안으로 떠오르자 한·미를 대표하는 대학이 본격적인 연구 협력에 나선 것이다. 학부생을 일정 기간 교환하는 프로그램은 흔하지만, 대학의 핵심 연구 인력인 포닥을 공동으로 뽑아 연구에 나서는 건 서울대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11일(현지 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있는 스탠퍼드대에서 서울대 에너지 이니셔티브(SNUEI) 소속 교수들과 스탠퍼드대 도어스쿨(Doerr school) 소속 교수들이 모여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SNUEI는 급변하는 글로벌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됐다. 그동안 에너지원별로, 에너지 생산·운송·저장 분야 등으로 나뉘어 있었던 에너지 연구 분야를 한데 모아 에너지 전 분야를 아우르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공학 전공뿐 아니라 자연대, 농대 등에서 14개 전공 42명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국내 대학에서 에너지 연구에 여러 전공 교수가 참여한 경우는 서울대가 처음이다.

    스탠퍼드 도어스쿨은 에너지·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2022년 설립된 단과대학으로 에너지자원공학뿐 아니라 경제학, 경영학, 정책학 관련 전공 교수가 속해 있다.

    앞으로 두 대학은 에너지 분야 포닥을 공동으로 뽑아 교환 연구에 나선다. 포닥은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대학에서 연구하는 계약직 연구원이다. 교수 연구실에 소속돼 독립적 연구를 수행하고, 논문을 작성하며 대학원생 지도를 보조하기도 한다. 교수로 임용돼 포닥을 끝내는 경우가 많아 흔히 교수가 되기 전 단계로 여겨지기도 한다. 한창 연구에 집중하는 포닥을 교환하면 두 학교가 단순 교류를 넘어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낼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재(전기정보공학부 교수) SNUEI 단장은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 중이지만, 서울대에서 1년, 스탠퍼드에서 1년 연구 경험을 쌓는 방안을 유력하게 추진 중”이라며 “서울대와 스탠퍼드의 연구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차원에서 포닥을 준비하는 박사들에게 특히 좋을 것”이라고 했다. 또 교수들도 학교를 옮겨 일정 기간 연구하는 ‘교환 교수 제도’도 활성화한다.

    에너지 연구 분야는 국제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 나라마다 핵심 에너지원도 다르고, 수급 구조도 다르기 때문이다. 박정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같은 에너지원이라도 각 나라의 에너지 정책, 수급 상황에 따라 연구 강점이 다르다”며 “양국의 에너지 환경을 모두 경험하면 더 넓은 시야에서 연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천연가스를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 방식 연구가 활발하지만, 천연가스 수입국인 한국에선 천연가스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저장해 옮겨올지가 핵심 연구 과제다. 서로 연구 환경을 경험하면 천연가스 생산부터 운반, 저장 등 전 주기를 이해하는 핵심 인재를 키울 수 있다. 또 기술적으로 미국이 앞선 핵융합, 수소 등 미래 에너지 분야 연구에서는 우리나라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런 협력을 위해 서울대 교수진은 SNUEI를 설립 전부터 스탠퍼드 교수진과 논의해왔다. 박 교수는 “스탠퍼드대와 수소 활용 기술 등을 공동 연구하는 ‘글로벌 C2H 연구센터’를 운영하며 3년간 인력과 연구 교류를 해 왔는데, 이번에 확장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서울대와 스탠퍼드 교수 20명은 스탠퍼드대 내 한 강의실에 모여 앞으로 협력 강화를 위한 논의와 토론도 진행했다. 제니퍼 디온(Jennifer Dionne) 스탠퍼드대 교수는 “AI 시대에 들어서면서 국가를 불문하고 에너지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수요에 맞게 빠르고 적확하게 에너지 공급을 하는 능력이 AI 기술 발전의 핵심”이라고 했다.

    [실리콘밸리=강다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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