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는 고용 한파, 구미 실업률 5% 육박
도시 취업자 4만명 줄었다
데이터처, 작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발표
구미1국가공단 전경(구미시 제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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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전국 대도시(특광역시 구지역) 취업자가 1년 전보다 4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구미시는 실업률이 4.9%까지 상승하며 전국 시 지역 2위를 기록했다. 반면 충남 당진·경기 화성 등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도시는 고용률이 상승하며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국가데이터처가 24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시군구 주요고용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7개 특광역시 구지역의 취업자는 1158만 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만명 줄었다. 고용률도 58.8%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실업자는 43만 3000명으로 1만 8000명 늘었고, 실업률은 3.6%로 0.2%포인트 상승했다.
◇구미·울산·부산…산업 재편 충격이 고용으로
경북 구미시의 실업률은 4.9%로 전국 도 지역 시 가운데 의정부시(5.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구미는 삼성·LG 등 전자 대기업 협력업체가 밀집한 국내 최대 전자산업 클러스터다. 전자업계 전반의 생산 거점이 동남아·북미 등 해외로 이전하는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협력업체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고, 이 여파가 지역 고용시장을 직격했다는 분석이다.
서울에서는 관악구 실업률이 5.7%로 전국 특광역시 구 지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관악구는 서울대 등 대형 대학교가 밀집해 경제활동을 하려는 청년 인구는 많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구조다. 실업자 통계는 ‘일자리를 찾고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집계되는데, 취업 준비 인구가 많은 대학가 특성이 실업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울산 동구(5.2%)도 높은 실업률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 밀집 지역인 동구는 조선업 호황기에 외지에서 유입된 인력이 업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고용 불안이 반복되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제조업 기반이 견고한 도시는 선전했다. 충남 당진시(72.9%)는 현대제철 등 철강·중공업 업체의 안정적인 생산 인력 수요 덕분에 전국 도 지역 시 고용률 1위를 차지했다. 1년 전보다 고용률이 1.6%포인트 오르며 상승세도 뚜렷했다. 경기 화성시(67.1%)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자동차 부품 업체의 지속적인 채용 수요가 지역 고용을 받쳐준다는 평가다. 첨단 제조업과 전통 제조업 간 희비가 지역 고용 지형을 갈라놓고 있는 셈이다.
산채농업으로 부지갱이를 재배하는 울릉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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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 13년째 고용률 전국 1위
군 지역에서는 경북 울릉군이 고용률 83.2%로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위를 지켰다. 1년 전(83.5%)보다 0.3%포인트 소폭 하락했지만 2위 경북 청송군(81.2%)을 2.3%포인트 앞섰다. 울릉군은 지역별 고용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래 13년째 전국 1위다(하반기 기준).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이 결정적이라는 평가다. 일자리를 찾아 외부로 나가려 해도 정기 여객선이 운항하지 않는 날이 많아 이동 자체가 쉽지 않다. 일할 수 있는 주민 대부분이 어업과 관광 산업에 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높은 고용률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군 지역 전체로는 고용률이 68.9%로 0.5%포인트 하락했고 취업자도 1만 1000명 줄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맞물리며 농어촌 고용시장도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 거주인구의 3.6배가 출퇴근…“낮에만 사는 도시”
실제 일하는 장소를 기준으로 집계한 ‘지역활동인구’ 통계는 수도권 도심 집중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서울 중구의 지역활동인구는 41만 9000명으로, 15세 이상 거주인구(11만 8000명)의 356.9%에 달했다. 거주자보다 3.6배 많은 인구가 낮 동안 이 지역에서 일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구에는 을지로·명동·충무로 등 금융·유통·미디어 업무 지구가 집중돼 있어, 서울 전역은 물론 수도권 각지에서 매일 수십만 명이 통근한다. 부산 중구(220.2%), 인천 중구(144.3%)도 거주인구를 훨씬 웃도는 지역활동인구를 기록하며 광역시 도심의 일자리 흡수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반대로 서울 관악구의 지역활동인구 비중은 70.2%로 전국 구 지역 최저였다. 주거 기능이 강한 반면 일자리가 부족해 거주민 상당수가 강남·여의도 등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이처럼 같은 서울 안에서도 일자리를 빨아들이는 지역과 내보내는 지역이 극명하게 갈리는 현상은 서울의 직주(職住)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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