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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4분 30초 만에 80% 충전" 도넛 랩 전고체 배터리, 첫 검증 통과…문제는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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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진주 기자]
    디지털투데이

    핀란드 도넛 랩의 전고체 전지 [사진: 도넛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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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핀란드 스타트업 도넛 랩(Donut Lab)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첫 독립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시험을 수행한 기관은 핀란드 국영 연구기관 VTT 기술 연구 센터로, 이번 보고서는 최소한 초고속 충전 성능만큼은 사실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동시에 기술적 제약도 분명히 드러내며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

    23일(현지시간) 전기차 매체 일렉트릭이 인용한 VTT 보고서(VTT-CR-00092-26)에 따르면, 도넛 랩의 26Ah 단일 셀은 11C(286A) 충전 속도에서 단 4분 30초 만에 0%에서 80%까지 도달했다. 충전은 최대 4.3V의 정전류·정전압(CC-CV)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충전 전후에는 1C 속도로 2.7V까지 방전해 용량을 검증했다.

    온도 상승은 뚜렷했다. 두 개의 방열판(히트싱크)을 사용한 11C 충전에서 표면 온도는 26.5도에서 63도까지 상승했다. 5C 충전에서는 단일 방열판 사용 시 61.5도, 이중 방열판 적용 시 47도로 측정됐다.

    문제는 열 관리다.
    단일 방열판만 적용한 11C 테스트에서는 셀 표면 온도가 90도 안전 한계에 도달해 시험이 일시 중단됐으며, 약 4분간 냉각 후 방열판 접촉을 개선한 뒤 테스트가 재개됐다. 이는 도넛랩이 "능동 냉각이 필요 없다"고 홍보해온 것과 달리, 극한 고속 충전 환경에서는 일정 수준의 열 엔지니어링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이번 보고서가 충전 속도 검증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점도 아쉽다. 업계에서 가장 큰 논란을 불러온 400Wh/kg 에너지 밀도 10만 회 충전 수명 영하 30도에서 99% 용량 유지 100도 이상 안정성 리튬이온 배터리와의 비용 동등성 등 핵심 주장들은 아직 독립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도넛 랩은 올해 1월 CES에서 해당 배터리를 공개했지만, 라이브 데모나 특허 공개 없이 발표해 의구심을 키웠다. 중국 배터리 업체 스볼트 에너지(Svolt Energy)의 양홍신 회장은 "모든 매개변수가 모순된다"며 사실상 사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에 대해 마르코 레티마키 도넛랩 최고경영자(CEO)는 기술에 자신의 명성을 걸겠다며 반박, 수주 내 추가 VTT 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결과를 "의미 있는 첫 걸음"으로 평가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11C에서 4.5분 충전은 분명 인상적이지만, 전고체 배터리의 진정한 경쟁력은 에너지 밀도와 수명, 비용 구조에서 판가름 난다는 평가다. 도넛 랩이 후속 데이터를 통해 남은 의문을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경쟁 구도도 치열하다. 중국 BYD와 CATL은 2027년 전후 소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토요타는 2030년 대량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지리(Geely) 역시 올해 첫 전고체 전지 팩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현재까지 도넛 랩이 주장하는 모든 사양을 동시에 충족하는 상용 단계 셀을 보유했다고 밝힌 업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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