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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6 (목)

    김정은 대외 메시지 없이 사상통제 강화 주문...김여정 당 부장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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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노동당 제9차 대회 결론 연설에서 별다른 대외 메시지 없이 당 간부와 주민에 대한 사상 통제 강화 주문 등 대내 메시지에 집중했다.

    조선일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개막한 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스1,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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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신문은 당 대회 엿새째인 24일 전날 김정은이 “강령적 결론”을 내렸다며 김정은의 연설 전문을 게재했다. 김정은은 “새로운 5개년 계획 기간은 경제의 점진적인 질적 발전 단계”라며 “3대 혁명 강화”를 주문했다.

    3대혁명은 김일성 시대의 유물로, 사상·기술·문화 3대 분야에서 사회주의 이후 공산주의를 완성할 때까지 노동계급이 수행해야 할 혁명 과업을 말한다. 김일성·김정일 시기 북한은 경제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3대 혁명 소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 과학자·기술자·청년·지식인 등으로 구성된 수십 명 규모의 소조를 지방 공장이나 농장 등 생산 현장에 파견했다.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각 지방에 현대식 공장을 지어줬는데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면서 “3대 혁명을 잘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재부들을 만들어놓아도 얼마 안 있어 수포로, 허사로 돌아갈 것은 명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을 새 시대의 새 주인들로 교양·육성”할 것과 “3대 혁명을 힘 있게 벌려야 한다”고 했다.

    3대 혁명 중에서도 김정은이 가장 먼저, 가장 많이 강조한 건 ‘사상’이었다. 김정은은 ‘새 시대의 다섯 가지 요구’ 가운데 “일치된 행동 및 강한 기강 수립”을 첫째로 꼽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일성 시대 유산인 3대 혁명을 재소환한 것”이라며 “외부 지원 없이도 10~20년 이상 버틸 수 있는 ‘영구 자립 시스템’ 구축에 방점을 둔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이제부터 10년, 20년 후에는 우리 당 창건 90돌, 100돌을 맞는다”며 “국가 발전과 인민의 복리 증진을 착실히 추진한다면 얼마든지 온 나라를 변모시키고 전국 인민들을 잘살게 할 수 있다”고 했다. 향후 10~20년 뒤를 언급한 건 4대 후계 세습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전날 당 중앙위 제9기 제1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고 정치국 상무위원회(5명)와 정치국 위원(19명·상무위원 5명 포함)·후보위원(11명), 비서국 비서(11명), 당 부장(17명) 인사를 했으나 직책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8차 당대회 때는 직책을 공개했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부각된 인물은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이다. 김여정은 장관급인 당 부장으로 승진하고 5년 전에 물러났던 당 정치국 후보위원 직위에 복귀했다. 국정원 북한분석관을 지낸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김여정이 전면에 등장한 것”이라며 “대남·대외 문제를 총괄해온 김여정 행보가 더욱 공식화·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 중국통인 김성남 당 국제부장이 당 비서에 올라 북한의 주요 대외 정책 라인은 김여정과 중국통 김성남, 미·러 사정에 밝은 최선희 3인 체제로 구축되는 모양새다.

    김여정을 위한 새로운 부서가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여정은 그간 대남·대미·대외 업무 총괄뿐만 아니라 김정은의 대부분 공개 활동에 동행하며 김정은 활동 전반을 코디하는 역할을 했다”며 “김여정의 부장직급 임명은 그간의 성과에 대한 인정이기도 하고 백두혈통으로서 김정은 통치를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여정의 역할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석좌교수는 북한의 적대적 2국가 기조를 위한 ‘대적사업부장’ 또는 무임소 부장, 대남 및 대미 정상 외교 담당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노동당의 최상위 조직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5인 체제로 복원됐다. 김정은 외에 박태성과 조용원이 유임됐고 김재룡과 리일환이 정치국 위원에서 상무위원으로 승진·발탁됐다. 상무위원 5명에 군부 인사는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김재룡은 8기 중앙위 때 당 규율조사부장으로, 과거 조직지도부장을 지낸 적 있는 인물이다. 조직지도부장이었던 조용원이 당 부장과 비서 명단에서 빠진 점으로 미뤄 김재룡이 조용원을 대신해 조직지도부장에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조용원은 일선에서 물러난 최룡해를 대신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리일환은 당 비서로 당 선전선동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이번 당대회에서 김정은을 노동당의 최고 직위인 총비서에 재추대하는 1만3000여 자 분량의 김정은 찬양 글을 발표한 간부다.

    당 정치국 위원 19명 가운데 약진이 두드러진 인사는 김성남 당 국제부장이다. 5년 전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이번에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 중국통인 김성남의 당 정치국 위원 승진 및 당 비서 발탁은 북한의 대중(對中) 외교 복원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답보 상태에 있는 중국과의 관계 복원과 경제·외교 협력에 보다 속도를 내려는 김정은의 속셈과 바람을 알 수 있는 가늠자”라고 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줄곧 김정은 곁에서 대미·대러 외교를 보좌해 온 최선희 외무상은 이번에도 당 정치국 위원에 유임됐다. 곽 대표는 “그간 수면 아래 작동시켜왔던 김여정·김성남·최선희 트로이카 체제의 공식화를 통해 대외·대남 정책 추진력을 보다 강화해 나가려는 김정은의 의지가 읽힌다”며 “김정은 신임을 공개적으로 확인받은 김여정이 백두혈통을 포함한 영구 세습을 포함한 김정은 체제 공고화와 대남 사업 전반에 걸쳐 공식·비공식적으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치국 위원에 새로 진입한 인물 8명 가운데 신영일·김성기는 기존 공개 동향이 포착된 적 없는 새로운 인물이다. 신영일은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 당 비서, 당 부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성기는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으로 2022년 중장에 진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에 총정치국 제1국장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당 중앙위 비서는 기존 7명에서 11명으로 확대됐다. 김재룡, 리일환, 정경택, 김성남, 신영일, 리히용, 주창일, 조춘룡, 안금철, 김정관, 김승두 등 11명이 비서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기존 공개 동향을 감안할 때 김재룡은 조직, 리일환은 선전선동, 정경택은 군정지도, 김성남은 국제담당, 리히용은 간부담당, 주창일은 근로단체 담당, 조춘룡은 군수담당, 안금철·김정관은 경제, 김승두는 과학·교육 담당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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