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하려다 순직한 이재석 해양경찰관 유족 측이 25일 인천 미추홀구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을 방문해 김용진 전 해양경찰청장과 이광진 전 인천해경서장 등 4명을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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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천 영흥도 인근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조하다가 순직한 해양경찰관 고(故) 이재석 경사의 유족이 25일 당시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을 노동 당국에 고소했다.
이 경사 유족은 이날 오후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김용진 전 해경청장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유족 측은 김 전 해경청장에게 중대 재해를 예방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경이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해수면이 높아지는 백중사리 기간 등에 진행되는 위험한 구조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위험성 평가와 매뉴얼을 마련하지 못했고, 이에 대한 대비와 훈련도 불충분했다”며 “당시 해경청장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 책임자로서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청장은 해경 순직 사건 이후 사의를 표명하고, 지난해 12월 의원 면직 처리됐다.
유족들은 또 이광진 전 인천해양경찰서장과 전 영흥파출소장 A씨, 전 영흥파출소 당직팀장 B씨 등 3명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함께 고소했다.
유족들은 이들이 중대재해에 관한 노동부 장관의 원인 조사를 방해하고, 산업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인지하고도 안전·보건에 관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유족 측 장시원 법률사무소 여운 대표 변호사는 “공무원도 근로자로서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의 보호를 받는데, 그동안 공무원 순직 사고가 발생해도 (산업안전 관점에서) 진지한 수사가 이뤄진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련 법이 공무원을 별도로 제외하고 있지 않은 만큼, 문제를 제기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한 유족은 “이번 일과 같은 사건이 다시는 생기지 않을 수 있는 재발 방지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광진 전 서장과 A씨, B씨 등은 업무상과실치사, 직무유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등 혐의로 기소돼 인천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서장과 A씨는 이 경사가 순직한 지난해 9월 11일 영흥파출소 경찰관들에게 언론을 비롯한 외부에 해경 측 과실을 함구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업무·인사상 불이익을 줄 것처럼 이 경사의 동료 경찰관들을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B씨는 2인 출동을 비롯한 해경 규정을 지키지 않아 이 경사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와 A씨는 이 경사를 구조하기 위해 경찰관 2명만을 출동시켰는데도 4명을 출동시킨 것처럼 내부 시스템에 입력하고, 휴게 시간 규정도 어기지 않은 것처럼 허위로 기록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경사는 지난해 9월 11일 오전 2시 7분쯤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다”는 드론 순찰 업체의 신고를 받고 혼자 출동했다가 실종됐고, 6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인천=이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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