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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미 국방부, 남중국해 해상 작전 강화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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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해상 작전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3일 (현지 시각) 보도했다. 매체는 이날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남중국해에서 더 적극적인 ‘항행의 자유’ 작전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해당 계획에 관한 논의가 어느 정도 진전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상 순찰 시간을 연장하거나, 순찰 선박 수를 늘리고, 전자 교란 장치와 첨단 군사 레이더 등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일보

소식통들은 “최근 우리가 본 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고, 훨씬 더 많은 것이 계획되고 있다”며 미국이 국제 동맹국과 우호국들에게도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경고하기 위한 의미로 주요 무역 경로에 자국의 해군을 배치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미 국방부가 향후 작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크리스토퍼 로건 미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이 “우리는 인도·태평양의 자유와 개방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의 친구, 파트너, 동맹국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이미 미 국방부가 적극적인 접근법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파라셀(중국명 시사군도)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의 섬에 크루즈(순항) 미사일, 지대공(지상·함상에서 공중의 목표를 향해서 발사하는) 미사일 등을 배치하고, 비행장을 지어 이착륙 훈련을 하는 등 군사화기지화에 속도를 냈다.

미국도 맞대응에 나섰다. 미 국방부는 지난 23일 중국에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림팩·RIMPAC) 초청을 취소했다. 림팩훈련은 미 해군이 주관하고 태평양 연안국가 20여 개국이 실시하는 합동군사훈련으로, 2년마다 열린다. 이후 지난 27일에는 미 해군 미사일 구축함 2척이 남중국해 파라셀군도 12해리 내로 진입해 중국이 군사기지화를 진행해온 섬들의 주변 해역을 항해했다.

이후에도 미국은 계속해서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미 합동참모 본부장 케네스 매켄지 중장은 지난 31일 “미국은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 중 하나를 날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 군대는 서태평양의 많은 섬들을 없앤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2일(현지 시각) 싱가포르에서 열린 17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앞으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더 큰 규모의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중국은 오히려 이러한 미국의 행동을 비난하며 여전히 남중국해의 주권을 주장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안보 전문가인 팀 헉슬리는 로이터에 “미국의 압박이 중국의 군사기지화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이를 멈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이나 주변국의 이목을 끌기 위해 군사기지화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며 “군사력 과시, 에너지 공급원 확보 등 장기적인 전략적 목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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