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대미(對美)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심화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과 칠레, 브라질, 프랑스 등 출장길에 오른다.

유 본부장은 7일 "다음주에는 미국을 방문해서 자동차 232조와 관련해 한국은 조치에서 면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확장법 232조(자동차 232조)는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입 상품에 대통령이 직접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조귀동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 본부장은 이날 산업부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당장 미국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 건 아니지만 5월 18일이 되면 조치를 어떻게 한다든지 보충 조사를 지시한다든지 어떤 방식으로든 발표가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본부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과 관련된 다양한 현안에 대해 최대한 발언을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예측하기가 힘들다"면서 "중국산 대미 수출품 관세가 10%에서 25%로 올라가면 당장 배에 떠있는 것들은 어떻게 할 것이며, 이걸 갖다 쓰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금요일이 미국이 생각하는 시한이라 압박을 가하려는 것 같은데, 언제든지 불발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자동차 232조와 관련해서도 "지금까지도 예단해서 말하기 힘들었지만 시일을 앞둔 입장에서는 더욱 뭐라고 말하기 조심스럽다"며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등 관련 인사 뿐만 아니라 통상에 있어 역할을 하는 주요 의원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했다.

유 본부장은 다음주 미국을 시작으로 칠레, 브라질, 프랑스 등 2주간의 출장길에 오른다. 칠레에서 APEC 통상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브라질에 들러 메르코수르(MERCOSUR·Mercado Comun del Sur) 시장 개척에 나선다. 브라질에서는 한국-브라질 수교 60주년 기념 포럼 참석 및 브라질 장관과 회의가 예정돼있다. 이어 프랑스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통상장관회의 참석 후 귀국하는 일정이다.

그는 "자유무역협정(FTA)은 확장도 중요하지만 이를 이행하고 내실화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FTA 체결 이후부터 기업들의 활용, 정부의 이행, 상대국과의 협상 등 FTA 전(全) 주기를 관리하는 전주기 FTA 이행 메커니즘을 구축할 계획이다"며 "기업이 혜택 누릴 수 있도록 FTA를 고도화·내실화하고 각종 수입규제에는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적극 대응해 국민들께 기쁜 소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승주 기자(sj@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