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인텔, 퀄컴, 자일링스, 브로드컴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임직원에게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오타와에 있는 화웨이 건물 로고. /연합뉴스 |
지난 15일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와 화웨이 계열사 68곳을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림에 따라 미국 기업들이 빠르게 협력에 나서고 있다. 이날 앞서 미국 정보통신(IT) 기업 중에서는 구글이 가장 먼저 화웨이와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구글이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나 구글 서비스 관련 기술적 지원을 화웨이에 제공하는 것을 중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텔은 화웨이에 서버 칩을, 퀄컴은 스마트폰 모뎀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공급하고 있다. 자일링스는 화웨이에 통신망용 프로그래밍 가능 칩을, 브로드컴은 통신망용 기계에 핵심 부품인 스위칭 칩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거래를 중단하면서 화웨이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언 쿤츠 로즌블랫증권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화웨이는 미국 반도체 제품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 핵심 부품공급 없이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의 거래 금지 조치가 중국의 5G(5세대)망 구축을 늦출 수 있고 이는 많은 글로벌 부품공급업체들에게도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화웨이는 이번 사태에 대비해 오래전부터 ‘플랜B’를 준비해왔다. 화웨이는 최소 3개월 분량의 칩과 주요 부품을 쌓아놨으며, 자체 스마트폰용 OS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날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조치를 예상하고 반도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을 통해 준비해왔다. 퀄컴 등 미국 반도체 회사들이 우리에게 반도체를 팔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화웨이는 결국 부품 수급에 차질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구글과 애플이 평정한 OS 시장에서 화웨이가 독자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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