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가 목을 압박당하는 과정에서 심장이 멎어 사망했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고 미 CNN 등이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심폐 기능 정지로 인한 그의 죽음은 '살인'으로 분류됐다.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가한 한 남성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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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NN·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검시관은 보고서에서 플로이드의 사인(死因)이 "경찰관이 목과 등을 압박해 복합적으로 작용한 심폐 기능의 정지"라고 밝혔다.

당초 헤너핀카운티 검시관은 예비 부검에서는 외상에 의한 질식이나 교살의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날 최종 검시 결과에서는 경찰이 플로이드의 목과 등을 무릎 등으로 찍어누른 행동이 직접적인 사인이 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시관에 따르면 플로이드는 동맥 경화와 고협압성 심장 질환 등의 징후가 있었으며 최근 펜타닐과 메타암페타민을 복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시관실은 이 같은 요인을 사망 원인으로 들지는 않았다.

플로이드의 유족들 역시 경찰관들이 플로이드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독자적인 부검 결과를 이날 내놨다고 CNN은 전했다. 유족 의뢰로 플로이드의 사인을 부검한 전 뉴욕시 검시관 마이클 베이든 박사는 기저질환은 플로이드의 죽음을 유발하지 않았고 "지속적인 압박으로 인한 질식"이 사망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플로이드가 살인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플로이드 유족 측 변호인 벤자민 크럼프는 "플로이드는 현장에서 죽었다"며 "경찰관들은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돼야 한다"고 했다. 다른 변호인 안토니아 로머누치는 "(플로이드의 사망을 초래한) 경찰관들은 그들이 한 행동이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미국 시애틀에서 벌어진 조지 플로이드 관련 시위에서 한 경찰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시위대(흰 옷) 체포 과정에서 시위대의 목을 무릎으로 짓누르고 있다. /트위터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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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부검 결과, 경찰의 강압적 체포 과정이 사인으로 지목됨에 따라 플로이드의 목을 8분 이상 짓눌러 3급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데릭 쇼빈 외 플로이드의 등을 눌렀던 다른 경찰관 3명도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플로이드는 지난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위조지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되던 중 과잉 진압으로 숨졌다. 그 과정을 찍은 영상이 퍼지면서 미국 전역의 분노를 불러왔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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