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5일(현지 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일어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현장 모습. 당시 경찰관 데릭 쇼빈이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누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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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과잉 진압해 숨지게 해 미 전역의 들불 같은 시위를 일으킨 전직 경찰이 살인죄로 유죄를 받더라도 100만달러(약 12억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CNN은 12일(현지 시각) 미네소타 공무원퇴직협회를 인용해 조지 플로이드를 사망케 한 데릭 쇼빈이 유죄를 확정받더라도 법에 의해 세금 등으로 조성된 공무원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다수 주(州)들은 경찰관이 업무와 관련된 중죄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연금 몰수나 감액을 허용하지만, 쇼빈이 소속됐던 미니애폴리스 경찰서가 있고 플로이드 사건이 벌어진 미네소타의 경우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44세인 쇼빈은 50세부터 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 쇼빈의 재임기간, 급여자료, 고용계약 내역 등을 토대로 CNN이 분석해본 결과, 쇼빈이 만약 55세부터 연금을 받기를 택한다면 그는 연간 5만달러(약 6000만원) 이상의 연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혜택은 30년에 걸쳐 150만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으며, 쇼빈이 과거에 상당한 정도의 초과 근무 수당을 받았다면 연금수령액이 더 높을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네소타 공무원퇴직협회는 쇼빈이 연금 신청 자격이 있다고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진 않았다. 협회 관계자는 “해임 공무원들이 연금을 포기하거나 고용기간 동안 이를 조기 수령하지 않는 한 연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협회가 연금을 주지 않거나 감액을 할 재량권은 없다. (이를 위해서는) 입법 절차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당시 데릭 쇼빈 경관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소속 전직 경찰관 3명. 왼쪽부터 알렉산더 쿠엥, 토마스 레인, 투 타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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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쇼빈과 함께 기소된 다른 전직 경찰관 3명에게도 적용되는데, 이들 중 2명은 신참이고 다른 1명은 쇼빈처럼 연금 수령이 가능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미니애폴리스 시장실과 경찰서, 지역 경찰 노조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브루스 존슨 조지메이슨대 법학 교수는 “위법 행위로 인한 (공무원) 연금 몰수는 매우 드문 일”이라며 “이 끔찍한 비극이 법 개정을 향한 방향으로 밀고 나갈 좋은 시기가 될 수도 있다. 연금 몰수를 위한 구체적 조건들은 신중하게 규정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쇼빈은 지난 2001년부터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에서 근무해왔다. 쇼빈은 지난 3월 25일 플로이드를 20달러짜리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체포하다가 그의 목을 자신의 무릎으로 짓눌러 숨지게 해 파면됐다. 경찰은 쇼빈에 대해 당초 3급 살인 및 3급 우발적 살인 협의를 적용했다가, 항의 시위가 확산하고 비난 여론이 비등해지자 2급 살인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2급 살인은 최대 형량이 징역 40년이다. 쇼빈과 함께 플로이드 체포에 가담했던 알렉산더 쿠엥, 토마스 레인, 투 타오 등 나머지 전직 경찰관 3명은 2급 살인 공모 및 2급 우발적 살인에 대한 공모 혐의로 기소됐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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