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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국 흑인 사망

하루 수백억원 '후원금 러시' 맞은 미 흑인 인권 단체, "회계 관리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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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흑인 인권 관련 시민단체가 밀려드는 후원금 덕에 역대 최대의 호황을 맞고 있다. 후원금이 하루 최대 수백억원까지 모이고 있어 앞으로 흑인 인권 운동이 경제적 어려움에서 탈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이름 없는 소규모 단체에까지 후원금이 쏠리고 있어 투명한 관리가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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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 시각)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흑인 인권 개선을 요구하며 웨스트헐리우드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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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까지만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흑인 인권 단체는 고사(枯死) 상태였다. 이른바 ‘후원금 러시’가 시작된 건 지난달 25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찰관에게 무릎으로 목이 짓눌려 사망한 사건 이후였다. 미국 전역에서 흑인 처우 개선과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일어나면서 실제 후원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소셜미디어에 검은 화면을 게시하는 등 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집단 행동이 계획돼 있었던 지난 2일 ‘블랙아웃 화요일’ 하루 동안 후원모금 사이트 ‘액트블루’에는 4100만달러(약 496억원)가 모였다. 액트블루 측은 “사이트가 개설된 2004년 이후 역대 최대”라며 “인종 차별 반대 운동이 후원을 이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밝혔다.

아마존, 나이키 등 세계적인 기업에서 후원도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00만달러(12억1600만원) 이상 기부한 워너브라더스, 소니뮤직, 월마트를 비롯해 미국 내 25개 기업이 총 4억 5805만달러(약 5537억원)를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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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시위대가 흑인 처우 개선과 인종차별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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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운동 단체에서는 ‘흑인 인권 운동이 역사적인 순간(landmark moment)을 맞았다’며 자축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후원금이 부족해 겪었던 경제적 문제와 활동 미진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에 많은 후원금이 몰려 후원금과 사용 내역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온라인 후원 사이트에 모인 후원금은 규모가 큰 기성 시민단체부터 경찰 권력에 반대하는 자칭 노예제 폐지론자에게로 흘러들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미국 내 최대 인종 차별 반대 단체인 ‘컬러오브체인지(Color of Change)’는 기업 후원을 받지 않는 데도 개인 후원금만으로도 회계 정리가 어려워 아예 총액도 산정하지 못했다. 컬러오브체인지는 최근 후원 전화가 다른 흑인 인권 단체로 연결되도록 돌려 놓았다고 NYT는 전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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