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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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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계승” 스가 유력…일본 신문 “부정적 유산 이어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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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2일 오후 일본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후임을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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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계승하겠다고 밝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해지면서 주요 정책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들은 스가 장관이 아베 총리의 ‘부정적 유산’까지 계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벌 정치’ 부활, 관료들이 총리에게 아첨하는 관행인 ‘손타쿠(忖度) 정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3일 전날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스가 장관의 정책이나 정치 자세에서 참신성을 느낄 수 없었으며 그는 장기 정권이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유산까지도 그대로 계승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스가 장관은 전날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아베 총재가 몸과 마음 전부를 쏟아 추진해 온 대응을 계승하고 더욱 앞으로 나가기 위해 내가 가진 힘을 다할 각오”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와 유착 의혹이 일었던 모리토모(森友)학원 문제에 관해서는 “재무성 관계자의 처분도 이뤄졌고 검찰 수사도 이뤄졌다. 이미 결론이 났다”고 일축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당내 국회의원 표의 70%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표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과반을 확보했다. 스가 장관이 당내 7개 파벌 중 5개 파벌의 지지를 몰아받으며 ‘파벌 정치’가 부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스가 장관은 “그런 것은 없다. 나 자신이 파벌에 들어 있지 않은 가운데, 여러분에게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본 관료와 정치권은 벌써부터 ‘줄서기 경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 행정기관 밀집지역인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가스미가세키(霞が關)에서는 “스가에게 찍히면 출세할 수 없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돌고 있으며 각료 경험자는 “다들 스가 정권이 됐을 때 찬밥 신세가 될 것을 두려워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NHK는 ‘아베 1인 체제’의 폐해인 ‘손타쿠 정치’가 부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타쿠란 ‘윗사람의 의중을 헤아려 행동한다’는 뜻으로 관료들이 총리에게 아첨하는 관행을 말한다.

아베 정권의 2인자로 꼽히는 스가 장관은 파벌이 없었으나, 아베 총리가 속한 호소다파(98명) 등 5개 파벌의 지원을 받았다. 파벌의 힘을 빌린 스가 장관에게는 총리가 되더라도 안정적인 권력 기반을 확립하는 과제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와카미 가즈히사(川上和久) 레이타쿠(麗澤)대 교수(정치심리학)는 “참모로서는 유능하지만, 선두에 서서 국정의 키를 잡고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베 장기 정권에서의 자신같은 유능한 관방장관을 찾아내야 하지만 간단하지 않다”고 요미우리신문에 말했다.

자민당은 14일 총재 선거를 한다. 새 자민당 총재는 이달 16일 임시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된다. 새 총재는 내년 10월까지 아베 총리의 잔여임기를 채우게 된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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