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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가 흑인 더 챙겨”...‘노예해방 기념일’ 연방 공휴일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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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흑인 유권자를 겨냥한 선거 유세를 하며 두 주먹을 쥐어 들어올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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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친(親)흑인 공약을 잇따라 내놓으며 흑인 유권자 구애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우월주의 단체를 테러 조직으로 공식 규정하고, 마지막 흑인 노예가 해방된 날을 연방 공휴일로 만들겠다는 약속도 내걸었다.

트럼프는 25일(현지 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 선거 유세에서 흑인 유권자를 위한 재선 공약 모음인 ‘플러티넘 계획’을 공개했다. 이 계획은 흑인을 위한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과 50만개의 흑인 소유 기업 창설 촉진 등 흑인에 대한 경제적 지원 공약이 대거 포함됐다. 트럼프는 이 계획을 발표하며 “민주당은 흑인 유권자들을 당연시하고 싶어하고 당연시해왔다”며 “나는 47년간 조 바이든(민주당 대선 후보)이 한 것보다 47개월간 흑인 사회를 위해 더욱 더 많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비(非)경제적 공약엔 ‘준틴스 데이(Juneteenth Day·노예해방 기념일)’을 연방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날은 1865년 6월 19일 미 남북전쟁 종전 뒤 텍사스주에서 마지막 흑인 노예가 해방된 날이다. 1980년 텍사스주가 처음으로 이날을 주 공식 공휴일로 지정한 이래 총 47개 주와 워싱턴 DC가 이날을 공휴일 또는 기념일로 지정해 행사를 열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6월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코로나 사태로 중단했던 선거 유세를 재개했을 당시 준틴스 데이인 19일에 유세를 개최하려다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성난 여론의 비난을 받아 다음날인 20일로 유세 일정을 변경했다. 그는 당시 “내가 좋은 일을 했다. 준틴스를 매우 유명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유세에서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와 극좌 단체 안티파(Antifa)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고, 흑인 장기수를 위한 국가적 사면 프로젝트를 출범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미국인을 최우선에 둘 것이며 이는 매우 매우 중요하게도 흑인들을 포함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의 공약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의회 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연방 공휴일을 지정할 권한은 오직 의회에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캠프 측은 즉각 “트럼프가 공허한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편 트럼프가 흑인이 인구 다수를 차지하는 조지아주 애틀랜타를 방문한 것을 두고 그가 경합주 표심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지아주는 오랫동안 공화당의 텃밭으로 여겨졌고 트럼프도 2016년 대선 때 이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와 바이든이 동률을 기록하는 등 경합주가 됐다고 더 힐은 전했다. AP통신은 “선거전이 치열해지며 트럼프가 본격 흑인 유권자 표심 잡기에 나섰다”고 평했다.

[임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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