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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태국 대규모 반정부집회

‘5명 이상 집회금지’ 명령에도… 태국시위대 수천명 다시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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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4일(현지 시각) 태국 방콕에서 총리 퇴진과 왕실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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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태국의 반(反)정부 시위가 점점 커지며 14일(현지 시각) 2만명 이상이 수도 방콕에 모여 총리 퇴진과 왕실 개혁을 요구했다. 그러자 태국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했다. 비상사태 선포에도 시민 수천 명이 15일에도 시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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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 시각) 태국 방콕에서 반(反)정부 반왕실 시위대가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독재에 대한 저항을 뜻하는 세 손가락 경례는 할리우드 영화 ‘헝거 게임’에서 따온 것으로 태국 반정부 시위의 상징으로 통한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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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5인 이상이 모이는 집회를 금지하고, 당국이 지정한 장소는 출입 금지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긴급 법령을 발표했다. 경찰은 또 “정보를 왜곡하고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뉴스 및 온라인을 포함한 기타 매체의 출판을 금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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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 시각) 태국 방콕에서 총리 퇴진과 왕실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에 2만여 명이 모였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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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일간 네이션타일랜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부터 밤샘 시위를 하고 있던 야권 지도자 5명을 포함해 총 40여 명을 체포했다. 왕실 근처 광장과 정부청사 근처엔 차벽이 세워졌고 경찰 1만5000여 명을 동원해 시민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14일 수티다 왕비와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의 막내 아들 티빵꼰 왕자가 탄 차량을 시위대가 가로막은 것이 이번 비상사태 선포의 직접적인 이유라고 경찰은 밝혔다. 하지만 CNN은 정부가 이 사건을 핑계로 방콕에서 9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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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 시각) 시위대 가운데로 태국 수티다 왕비와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의 막내 아들 티빵꼰 왕자가 탄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시위대가 두 사람의 통행을 막은 것이 15일 비상사태 선포의 직접적인 이유라고 경찰은 밝혔다. /트위터


시위는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쁘라윳 짠오차 총리 정권이 지난 2월 헌법재판소를 통해 야당을 강제 해산시키면서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6월 정권을 비판하던 반정부 인사 납치 사건이 발생하면서 그 규모가 커졌다. 납치된 이 인사는 아직도 행방이 밝혀지지 않았고, 야권에서는 정부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던 중 7월 태국 재벌인 음료 ‘레드불’ 창업자의 손자가 낸 뺑소니 사망 사건에서 경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정권을 향한 불만이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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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 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총리 퇴진과 왕실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에서 시위대가 국왕 사진을 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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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1만여 명이 시위에 참가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 2만명 이상이 왕실 근처에 모였다. 태국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총리 퇴진과 함께 왕실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와치랄롱꼰 국왕은 여성 편력과 사치스러운 생활로 비판을 받아왔다.

시위대는 왕을 고소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헌법을 개정하고, 최대 징역 15년 형을 받을 수 있는 왕실 모독죄를 폐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시위대는 “정부에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단지 정상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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