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은 정·재계 인사들이 줄줄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게 됐다. 당일 빈소를 취재한 한 기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긴급재난문자를 보내 "10월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층 로비, 출입구 야외 취재진·방문자는 가까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받기를 바란다"고 공지했다.

지난달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고, 26일 수많은 정·재계 인사들과 취재진이 이곳을 방문했다. 26일 빈소를 다녀간 취재진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됐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지난달 26일 빈소를 찾은 인사들이 잇달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

정치권에서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이날 빈소를 방문했다.

재계에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이 이날 조문했다. 이 밖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도 이날 검사를 받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관계자는 "장례식장 관련 확진자는 10월 27일 증상이 발생했고, 11월 2일 저녁에 확진됐다"며 "추가 확진자 2명은 다음 날 다른 식사모임에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월 25일부터 전파가 가능한 상황이었고, 확진자가 장기간 (장례식장) 근처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노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확진자가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감염된 건 아니며, 장례식장 방문자 중 추가 확진자는 아직 없다.

방대본 관계자는 "10월 26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방문자는 1000명 이상으로 파악된다"며 "출입구 근처와 1층 로비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추가 접촉 가능한 사람을 특정하기 어려워 지금은 일제 검사 대상자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8명으로, 지난 1일(124명) 이후 사흘 만에 다시 세 자릿수다. 최근 학교, 헬스장, 사우나 등 일상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데다 '핼러윈 데이'(10월 31일) 영향도 우려 요인이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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