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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미국 흑인 사망

‘트럼프의 영웅’ 美 20달러 지폐 인물, 흑인으로 교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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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9년 스티브 므누신 장관이 20달러 지폐 인물 교체를 연기하자 이에 항의하는 사람들이 해리엇 터브먼의 얼굴이 그려져있는 대형 지폐를 국회 앞에 설치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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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20달러 짜리 지폐 앞면에 새겨진 인물이 흑인으로 교체될 전망이다. 25일(현지 시각)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재무부가 해리엇 터브먼을 20달러 지폐 앞면에 넣으려 다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현재 20달러에는 앤드루 잭슨 제7대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져있다.

터브먼은 19세기 노예 탈출에 헌신한 흑인 여성 운동가다. 반면 잭슨은 노예제를 옹호하고 백인 정착을 위해 원주민을 몰살하고 몰아내는 법안에 서명한 바 있는 인물이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의 지폐, 우리의 화폐가 우리나라의 역사와 다양성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고 20달러 지폐에 터브먼이 들어가는 것은 분명히 (역사와 다양성의) 반영”이라며 “속도를 내기 위한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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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잭슨 제7대 대통령이 그려진 미국의 20달러짜리 지폐/위키피디아


지난 2016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잭슨을 지우고 터브먼을 20달러 지폐 앞면에 넣는 방안이 추진된 바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한 뒤 잭슨 지우기는 무산됐다. 2019년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장관은 “2028년까지 20달러 지폐가 교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위조문제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치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는 잭슨을 “영웅”이라 칭할 정도로 그의 열렬한 팬이다. 취임 직후 트럼프는 집무실 책상 근처에 잭슨의 초상화를 걸었고, 묘지와 생가를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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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잭슨 제7대 대통령 대신 흑인 인권운동가인 해리엇 터브먼을 그려 넣은 20달러짜리 지폐 상상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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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 인물을 교체하는 것에 대해서는 “터브먼이란 인물은 환상적”이라면서도 20달러가 아니라 더는 발행되지 않는 “2달러에 터브먼의 얼굴을 넣자”고 한 바 있다. 2달러 지폐는 2003년 마지막으로 발행된 지폐로 사용도가 낮아 사실상 수집용으로 쓰인다.

한편 터브먼은 1822년 미 메릴랜드주 도체스터 카운티의 한 농장에서 흑인 노예로 태어났지만 노예제도가 폐지된 북부 필라델피아로 도망쳤고, 이후 이른바 ‘지하철도’로 불리는 비밀조직을 통해 수백명의 흑인 노예를 탈출시킨 인물이다. 남북전쟁 이후엔 여성 참정권 운동에 여생을 바쳤다.

터브먼은 원래 10달러 지폐의 인물인 알렉산더 해밀턴 초대 재무장관을 대체할 예정이었지만, 해밀턴 장관의 이야기를 다룬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의 폭발적인 인기에 20달러 지폐 인물을 바꾸는 것으로 재논의됐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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