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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비판 개그맨에 욕설’ 與청년대변인, 사과·해명도 사실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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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하헌기 부대변인이 운영한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의 진행자 임경빈씨가 작년 10월 윤정섭씨를 겨냥해 올린 영상.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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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헌기 민주당 청년대변인(상근 부대변인)이 자신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개그맨 윤정섭씨에게 전화로 욕설을 퍼부었던 행위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그러면서 사과문을 올렸는데 그 내용은 ‘애초 윤씨가 먼저 인신공격을 해왔고, 이후 윤씨로부터 나와 동료들이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던 끝에 벌어진 일’이란 것이었다. 하지만 이조차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았다.

22일 하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윤씨에게 욕설과 폭언을 한 것에 대한 공개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에서 하 대변인은 “이유를 불문하고 욕설을 한 건 내가 잘못했다. 특히 지금처럼 공당의 말을 실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더 조심해야 했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했다.

사과는 여기까지였고, 이후 해명이 이어졌다. 하 대변인은 “맨 처음 윤씨를 알게 된 건 작년 11월이었다. 그는 5·18 유공자들이 특혜를 받는다는 주장을 했고, 나는 이런 주장이 5·18 유공자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당시 내가 운영하던 ‘유튜버들의 주장을 팩트체크 하는 유튜브’를 통해 그에 대한 비판 영상을 만들었다. 이후 그는 인신공격성 반박 영상을 만들었다”고 했다. 하 대변인은 2019년 9월부터 최근까지 ‘헬마우스’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다. 보수 유튜버에 대한 공격과 논박을 주요 콘텐츠로 삼는 채널이었다.

하지만 하 대변인 해명과 달리, 당시 양측이 올린 유튜브 영상들을 확인한 결과 인신 공격과 욕설은 윤씨가 아닌 하 대변인 측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윤씨가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혜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영상을 올리자 하 대변인의 유튜브 출연자가 윤씨에게 싸움을 걸었다. 윤씨의 영상엔 지역 비하나 인신공격, 욕설 등이 담기지 않았지만 하 대변인 측은 영상을 통해 “이 새X야”, “아니 X발 이렇게 만들어 놓고 지금 X소리 할래 진짜?” 등의 욕설을 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먼저 연락한 것도 윤씨가 아닌 하 대변인 측이었다. 하 대변인과 함께 헬마우스 채널을 운영하는 동료 A씨가 지난해 11월 자신의 채널에서 라이브 방송 중이던 윤씨에게 채팅으로 통화를 먼저 요청했고, 윤씨는 A씨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줬다. 이 상황은 윤씨의 유튜브 영상에 고스란히 남았다.

사과문에서 하 대변인은 “윤씨는 그 번호로 약 10개월 동안 질기게 (A씨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며 괴롭혀 왔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자신이 대신 보복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윤씨 휴대전화에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가 된 기록은 지난 6월 단 1번 나왔다. 욕설 전화를 포함 나머지 통화된 기록은 되레 A씨가 윤씨에게 건 전화였다.

게다가 알려진 하 대변인의 욕설 전화 외 A씨가 윤씨에게 전화로 욕설을 한 기록도 발견됐다. 하 대변인이 윤씨에게 욕설 전화를 건 당일, 하 대변인과 함께 술을 마신 A씨는 윤씨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윤씨가 “헌기랑 술 마셨냐?”라 웃으며 묻자 A씨는 윤씨에게 “이 X X신아, X발X아, 뭘 웃어”라고 했다. 그런 A씨를 가리켜, 하 대변인은 “A씨가 윤씨로부터 스토킹 수준의 괴롭힘을 당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하 대변인은 “매일매일 연락 온 건 아니지만 A씨가 스트레스를 호소해서 벌어진 일이다. 자세한 사항은 A씨를 취재해 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차단했으면 됐는데 번호를 가지고 있다가 욱해서 연락한 건 어리석은 일이었다. (하 대변인의 사과문과 달리) 내가 먼저 윤씨에게 전화를 건 건 맞다”면서도 “하지만 계속 연락할 의사는 없었다. 하 대변인이 윤씨의 행위를 스토킹이라고 말한 건 표현의 문제일 뿐 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난 내가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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