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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게임정책과 업계 현황

P2E 열풍에 게임업계 해외로... "사행성 논란 공론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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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단비 기자] [이코노믹리뷰=민단비 기자] 플레이투언(P2E) 게임에 뛰어드는 업체가 늘고 있다. P2E 게임 열풍에 올라타기 위해서다. P2E는 게임을 즐기는 동시에 수익을 얻을 수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사행성을 이유로 서비스를 막는 탓에 국내 이용자들은 블록체인과 NFT 기술을 경험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NFT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기술 발전을 고려해 블록체인 기술 기반 게임 규제 관련 사안을 공론화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플레이뎁, 블록체인 게임 2종 글로벌 서비스 예정... 게임빌도 NFT 게임 개발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 플랫폼 플레이댑(PlayDapp)은 지난 13일 모바일 블록체인 게임 '신과함께: 여명의 기사단'의 사전예약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170여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신과함께의 플레이투언(P2E) 전용 서버를 열고 관련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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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트리가 제작하고 플레이뎁이 서비스하는 '신과함께'. 출처=플레이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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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댑은 지난 8월에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드래곤블러드(DragonBlood)'의 글로벌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드래곤블러드는 넥스텐드가 개발하고 수퍼트리를 통해 국내 서비스 중인 게임이다.

플레이댑은 드래곤블러드에 플레이댑소프트웨어개발키트(PlayDapp SDK)를 적용해 국내 버전과 달리 아이템을 가상자산인 대체불가능토큰(NFT)화할 수 있는 블록체인 게임으로 국외 서비스할 방침이다. 플레이댑 SDK는 API 형태의 블록체인 서비스 솔루션으로, 해당 서비스를 적용하면 간단한 연동만으로 게임의 디앱(dApp·탈중앙화 앱)화가 가능해 NFT 아이템 생성(Mint), 소각(Burn), 전송(Transfer) 등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컴투스홀딩스'로 사명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게임빌도 블록체인 기반 NFT 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게임빌의 자회사 게임빌플러스는 지난 9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원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총 944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2대 주주가 됐다. 이와 함께 게임빌은 K-콘텐츠 기반의 NFT 거래소 개발을 위한 TF 조직을 구성하고, 자체 개발 게임을 블록체인 기반 NFT 게임으로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P2E 게임, 재미뿐 아니라 수익까지 보장... 글로벌 NFT 시장 2년간 7배 이상 성장

국내 게임업계가 블록체인 게임에 관심이 높아진 것은 P2E의 글로벌 열풍이라는 현상 때문이다. 지난 8월 총 11개 서버로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위메이드의 '미르4'는 해외 이용자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136개까지 서버를 늘렸다.

글로벌 버전의 미르4는 국내 버전과 달리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다. 미르4에서 게임 재화인 흑철 10만개는 드레이코(DRACO) 1개와 교환 가능하며, 드레이코 1개는 가상화폐 위믹스로 바꿀 수 있다. 캐릭터를 NFT화해 NFT 마켓에서 거래할 수도 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위메이드는 미르4와 위믹스를 바탕으로 P2E 생태계와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IP 자체의 글로벌 확장은 물론, 블록체인으로 확장을 원하는 타 게임사들과의 비즈니스 협업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과 NFT 기술이 적용된 게임이 흥행하는 이유는 이용자들이 플레이를 통해 재미뿐만 아니라 수익까지 얻을 수 있어서다. 게임 개발사 수퍼트리의 최성원 대표는 "기존 게임 산업에서는 개발사와 유통사, 더 나아가 프로게이머나 인플루어서 정도가 게임으로 수익화할 수 있었다"며 그들만큼 게임에 크게 기여하는 이용자들에게는 수익이 공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기존 게임은 중앙화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하므로 이용자들이 게임 아이템을 구매해도 완전히 귀속되는 게 아니었다"면서 "이와 달리 NFT화된 게임 아이템은 공공 데이터베이스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소유권과 거래기록이 블록체인 상에 저장된다"며 NFT 게임의 강점을 짚었다.

글로벌 NFT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블록체인 전문매체 블로코노미에 따르면 글로벌 NFT 시장은 지난 2017년 3,000만달러(약 335억)에서 2019년 2억1,000만달러(약 2,346억)로 2년간 7배 넘게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세계 NFT 이용자 수는 약 8만명, 총 거래금액은 2억3,225만달러(약 2,600억원)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는 왜 출시 못해?... 게임위 사행성 이유로 등급분류 거부

한국에서는 게임 안에서 플레이나 아이템·캐릭터의 NFT화 등을 통해 가상화폐를 벌 수 없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 내 재화의 현금거래를 사행성으로 간주해 등급 분류를 내리지 않고 있어서다. NFT 기술을 적용한 블록체인 게임인 스카이피플의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은 게임위의 등급분류 취소로 지난 6월 구글 플레이에서 삭제됐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의 허용 여부에 대해서는 게임업계에서도 의견이 나뉜다. 최근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은 블록체인과 NFT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스팀을 서비스하는 밸브코퍼레이션은 최근 자사 플랫폼 게임 등록절차 규정에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가상자산이나 NFT를 발행하거나 교환하는 게임을 스팀에 등록·배포할 수 없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이번 조치 이유에 대해는 밝히지 않았으나, 사행성과 통화가치 급등락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에픽게임즈는 블록체인 게임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트위터를 통해 "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약관을 공개하며, 적절한 연령 등급을 받은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환영한다. 에픽게임즈는 게임에 블록체인 관련 기술을 직접 사용하지 않지만, 기술 및 금융분야 혁신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정수 명지대학교 교수는 "(NFT 블록체인 게임 규제와 관련해)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게임이 PC온라인게임 선도국이었다가 모바일로 옮겨가며 중국에 밀리고 확률형 아이템 논쟁이 일어나는 등 정체된 부분이 있는데, 이런 가운데 블록체인 게임이 혁신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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