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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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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노숙자’ 양산하는 중국…광저우선 다리 밑, 지하도에 살림 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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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중국 선전시에서 지난 3월 코로나 봉쇄로 갈 곳 없는 외지 출신 배달원이 벤치에서 노숙하고 있다./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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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코로나 방역 정책을 펼치는 중국에서 주거지 봉쇄로 갈 곳을 잃은 시민들이 노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코로나 노숙자’가 중국에서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 코로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광저우에서는 최근 수백 명의 농민공(시골 출신으로 다른 도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다리 밑이나 지하도, 강변에 거처를 마련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광저우 하이주구(區)에 모여 살던 외지 출신들로, 거주지 봉쇄 후 집단 격리 시설인 ‘팡창 병원(임시 병원)’에 이송됐다가 갈 곳이 없어진 사람들이다. 하이주구는 후베이성 출신 농민공 30만 명을 포함해 외지 노동자 수십만 명이 거주하는 빈민촌이다. 지난 14일에는 이곳에서 장기 봉쇄에 항의하는 시민 수백명이 경찰과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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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일일 신규 코로나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광저우시에서 거주지 봉쇄로 갈 곳을 잃은 시민들이 길가에 누워 있다./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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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 비율이 높은 베이징에서도 ‘코로나 노숙자’가 급증하고 있다. 22일 중국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중국판 배달의 민족’인 메이퇀의 배달원이 숙소를 구하는 글이 화제가 됐다. 그는 “15명의 배달원들이 봉쇄로 집을 들어가지 못해 3일 넘게 거리에서 배회하고 있다”면서 “주머니 사정이 어렵기에 하루 50위안(약 9000원)에 묵을 수 있는 숙소를 구하고자 한다”고 했다. 메이퇀 측은 이튿날 “이들을 위한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3년째 ‘제로 코로나’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중국에서는 최근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되자 방역 강도를 높이고 있다. 24일 중국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전날 중국 본토 신규 감염자는 2만9754명(무증상에서 유증상으로 분류된 중복 인원 1690명 제외)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하이 봉쇄 당시인 지난 4월 13일 기록한 종전 최고 기록 2만8973명보다 781명 많은 숫자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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