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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학교서 극단선택한 초등교사… 교사 노조 “학부모 민원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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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정문에 꽃을 놓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이 학교 1학년 담임인 A씨(23)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2023.7.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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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교내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동료 교사의 말을 빌려 고인이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던 중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20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 A(23)씨가 지난 18일 오전 학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관계자가 A씨를 처음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을 목격한 학생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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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이 학교 1학년 담임인 A씨(23)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2023.7.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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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교육계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교단에 선 지 얼마 되지않은 A씨가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학부모 민원에 시달렸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이와 관련 서울교사노동조합은 19일 “동료 교사가 기억하는 고인의 모습을 제보 받았다”며 추모의 뜻으로 성명서를 배포했다. 서울교사노조는 “A씨는 2년째 1학년 담임을 맡아 근무하던 것으로 전해졌다”며 “제보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오전 7시 30분이면 학교에 출근했다”고 밝혔다. 학교생활이 어떠냐는 동료 교사의 질문에 A씨는 “작년보다 10배 정도 힘들어요”라고만 답했다고 한다.

서울교사노조는 “동료 교사에 따르면 지난주 A씨가 맡았던 학급에서 학생끼리 사건이 있었다”며 “이후 피해 학생의 학부모는 교무실에 찾아와 A씨에게 ‘교사 자격이 없다’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동료 교사들은 A씨를 속이 깊고, 힘든 일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학교생활을 해온 교사로 기억했다고 한다. 서울교사노조는 “고인의 죽음은 학부모의 민원을 오롯이 담임교사 혼자 감당해야 하는 현재의 제도와 무관하지 않다”며 교육청과 교육부의 진정성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도 “A교사는 1학년 담임 및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학교폭력 사건이 주요한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SNS상에서 유포되고 있다”며 “교육당국과 경찰당국에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이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 중”이라며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파악이 끝나지 않았으니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학교 구성원이 받을 충격을 감안해 달라”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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