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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단식 9일차 이재명 “총리 포함 내각 총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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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사라지고 전쟁만 남아”

“총칼이 영장으로, 주체가 검사로 바뀌었을 뿐 군사정권”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국회 앞 천막단식투쟁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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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단식 9일째를 맞은 8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총리를 포함한 내각이 총사퇴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로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검찰 독재정권’에 빗대면서 “이제 정치는 사라지고 전쟁만 남았다”고 선포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조작 수사를 했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앞 천막 단식 현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은 민주주의 파괴, 민생 파괴, 한반도 평화 파괴 행위에 대해서 국민에게 사죄하고 지금까지 해온 국정방향을 전면 전환해야 한다”며 내각 전면 교체를 촉구했다. 그는 “양평 고속도로 종점을 바꾼 국토부 장관, 잼버리 사태에 관련한 여가부 장관, 해병 사망 사건을 은폐하는 국방부 장관, 국민을 무시하고 국회를 조롱하는 총리 등 멀쩡한 장관과 총리를 찾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김기현 대표가 언론 보도(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 하나를 두고 ‘국가 반역’에 ‘사형감’이라고 했다는데 정말로 황당무계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사람인지 의심스러운 발언”이라며 “(윤 대통령의) ‘짐이 국가다’라는 전체주의적 사고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제 정치는 사라지고 전쟁만 남았다”며 “한때 국민의 주권을 부인하고 국민을 지배 대상으로 여기는 폭력적인 정치집단이 바로 군사정권이었는데, 총칼이 영장으로 바뀌고 주체가 군인에서 검사로 바뀌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역사와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를 잊지 않는 것이 불행을 피하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단식농성장에서 “(국민 저항의) 불쏘시개 역할이라도 하면 다행”이라며 쓰러지더라도 단식을 이어나갈 뜻을 밝혔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민주주의 파괴에 치열히 맞서 싸웠던 그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당당히 직진하겠다”고 밝혔다. 지지자들에게는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울 수 있도록 함께 촛불을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국회 본청 앞에서 제6차 촛불집회를 주도한 뒤, 이튿날에는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5차 소환 조사를 받는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수원지검 출석을 하루 앞두고 검찰이 ‘조작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맹공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전날 공개한 자필진술서가 근거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로부터 별건 수사를 통한 추가 구속기소 등의 압박을 받으면서 이재명 지사가 관련된 것처럼 일부 허위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검찰의 유일한 무기였던 이 전 부지사의 진술마저 압박에 의해 조작된 것임이 드러났는데, 대체 무슨 이유로 야당 대표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소환 조사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수원지검 검사들은 ‘조작 수사’의 주역들로 역사에 길이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주변에 대한 강압 수사의 흔적은 실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검찰의 ‘이재명 죽이기’가 찰거머리처럼 집요하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대표는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이 대표를 아직 만나지 않고 있다. 김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이 대표 단식농성장 옆에서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를 열었다. 같은 장소에서 수산물 시식회를 하기로 했다가 논란이 일자 행사 성격을 바꾼 것이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지금 집권 여당의 태도는 너무 옹졸하다”며 “단식장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먹방을 하겠다는 것이고, 한덕수 총리도 대통령한테 찍힐까 봐 못 오는 것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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