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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 다산고 교장 ·
‘수포자도 수학 1등급 받을 수 있어’ 저자

세상은 넓어 보이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아주 가까이 연결돼 있다.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에 따르면 ‘6단계만 거치면 전 세계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대통령, 유명 연예인,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와도 몇 단계 안에서 연결될 수 있다.

6단계 법칙은 배우 케빈 베이컨이 많은 영화에 출연한 덕분에, 할리우드 배우 대부분이 그와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알려졌다. 특정 배우가 케빈 베이컨과 함께 출연한 적이 있다면 1단계, 이 배우가 다른 배우와 함께 영화를 찍은 적이 있다면 2단계, 이런 식으로 연결고리를 찾아가다 보면 배우 상당수가 6단계 안에 케빈 베이컨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법칙을 접목해 우리가 좋아하는 방탄소년단(BTS)과 몇 단계를 거쳐 연결될 수 있는지 알아보자. BTS 멤버를 직접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친구의 친구가 연예계 관계자를 알고, 그 관계자가 BTS 소속사의 직원과 연이 닿아 있다면 우리는 단 몇 단계 안에 BTS와 연결될 수 있다.

이러한 ‘6단계 법칙’은 네트워크 이론의 기초를 이룬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사회적 관계망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이 이론을 연구한 사회학자들은 사람들의 연결 구조를 분석해 6단계 이내에서 전 세계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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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단계 법칙은 수학적 원리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이 법칙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중·고등학교 수학에서 배우는 ‘그래프 이론’을 활용해 보자. 그래프에서 점은 사람, 선은 그 사람들 간의 관계를 의미한다. 즉, 친구 ㄱ이 ㄴ을 알고, ㄴ이 ㄷ을 알고, ㄷ이 ㄹ을 안다면, 우리는 ㄱ에서 ㄹ까지 총 3단계(점 4개)를 거쳐 연결될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 관계를 수학적으로 모델링하면, 사회적 네트워크를 더 쉽게 분석할 수 있다.

6단계 법칙은 ‘거듭제곱’ 개념에도 적용된다. 한 사람이 평균 50명의 지인을 알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 지인의 친구들도 각각 50명을 알고 있다면, 두 단계 만에 50×50=2500명과 연결될 수 있다. 세번째 단계에서는 50×50×50=125,000명과 연결되고, 네번째 단계에서는 6,250,000명, 다섯번째 단계에서는 312,500,000명, 여섯번째 단계에서는 무려 156억명(15,625,000,000)과 연결될 수 있다. 전세계 인구가 약 80억명이므로, 6단계를 거치면 지구촌 모든 사람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6단계 법칙은 단순한 가설이 아니라, 수학적으로도 충분히 근거가 있는 개념이다.

6단계 법칙은 실생활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첫째, 취업과 인맥 관리에 도움이 된다. 구직 활동을 할 때, 직접 아는 지인이 없더라도 몇 단계를 거치면 취업에 도움되는 인물을 소개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IT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데 주변에 IT 관련 종사자가 없다면, 친구나 친척을 통해 연결을 시도해볼 수 있다.

둘째, 홍보와 마케팅 등 비즈니스 전략에 활용된다.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퍼지도록 하는 SNS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특정 인플루언서가 제품을 사용하면, 그 인플루언서의 팔로어들이 관심을 표시하고, 다시 그들의 친구들에게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가 알려진다.

셋째,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 범죄 수사에서 용의자와 관련된 인물 관계를 분석해 추적할 때 이 법칙이 적용된다. 코로나19때 경험했듯 질병 확산 경로를 분석할 때도 활용된다.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해 감염병 전파 경로를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6단계 법칙을 알고 나면, 우리 모두가 아주 가깝게 연결돼 있으며, 그렇기에 세상이 더 좁게 느껴진다. 반대로 우리가 필요한 무언가를 얻고자 할 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수학에서 6단계 법칙을 떠올리며, 새학기 원하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방법을 고민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