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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3 (토)

    이슈 G7 정상회담

    李대통령,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빨리 국제 무대에… ‘실용 외교’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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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17일 열려, 캐나다 공식 초청

    트럼프·이시바와 정상회담 추진

    조선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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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5~17일 캐나다 앨버타에서 열리는 7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 뒤 열흘여 만에 다자 정상 외교 무대에서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정상과 만나게 됐다. 이 대통령이 강조해 온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가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대통령실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G7을 구성하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와 의장국인 캐나다가 초청하는 국가 정상이 참석한다. 대통령실은 공식 초청이 온 직후 참석을 결정했다고 한다. 한국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가장 최근에는 2023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G7 참석에 대해 “지난 6개월 이상 공백 상태였던 우리나라의 대외 관계가 정상 차원으로 복귀했다는 걸 알리는 의미가 있다”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세계 주요 경제를 리드하는 나라들의 수장과 교류하는 것도 우리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등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한·미 간 최대 현안인 관세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현안 해결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시바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새 정부의 한·일 관계 방향을 설정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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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양진경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빨리 국제 무대 올라… ‘실용 외교’ 첫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참석을 결정하면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빨리 국제 무대에 데뷔하게 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6월 스페인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 정상회의에 처음 참석했는데 취임 49일 만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51일 만에 미국,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70일 만에 미국을 방문한 게 첫 순방이었다.

    이 대통령도 취임 열흘여 만에 열리는 G7 정상회의 참석 여부를 두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막 출범해 내각 구성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외교 무대에 데뷔했다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세 문제와 안보 위기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주요국 정상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그냥 넘길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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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더불어민주당 1·2기 지도부 의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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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이 대통령의 가장 주요한 일정은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며 “반드시 해야 하는 일정”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당장 다음 달 8일 발효 예정인 미국의 관세 문제 해결에 관한 실질적인 논의가 오갈 수 있다. 우리 정부는 현행 25% 수준인 관세율을 최대한 깎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전화 통화에서도 관세 문제를 풀어가자는 대화를 나눴다. 당시 대통령실은 “두 대통령은 한미 간 관세 협의와 관련, 양국이 만족할 수 있는 합의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노력해 가기로 했다”며 “실무 협상에서의 가시적 결과를 얻도록 독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G7 정상회의는 여러 정상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때문에 한·미 양자 회담이 성사돼도 오랜 시간 깊은 논의는 어렵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직후 미국으로 향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넘어가 트럼프 대통령과 추가 정상회담을 통해 관세 문제는 물론 주한 미군 감축과 방위비, 북핵 문제 등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준비에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점 등 때문에 대통령실 안에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은 적다”는 말이 나왔다. 외교 소식통은 “G7에서 깊숙한 논의를 하지 못하더라도, 인간적 관계를 중요시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쌓는 것으로도 성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관계 복원을 추진했던 전임 윤석열 정부의 기조에서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대통령실에서 가진 첫 브리핑에서 일본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한·일 관계는 실용적 관점이 필요하다”며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가능하면 현안들을 뒤섞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제와 안보 사안 논의에서 ‘과거사 문제’를 함께 엮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번 G7 정상회의에 한·미·일 정상이 모두 참석하는 만큼,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주목된다. 3국은 G7이나 G20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계기에 한·미·일 정상회의를 열고 안보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해왔다. 2023년 8월에는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캠프 데이비드’(미 대통령 별장)에서 별도의 3국 정상회의를 열기도 했다. 마지막 3국 정상회의는 지난해 11월 페루 APEC 정상회의 계기로 열렸는데, 그 사이 한·미 정상이 바뀌었기 때문에 3국 협력을 강조하는 미국 주도로 이번 G7에서 3국 정상회의가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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