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여고생들에게 빌려준 우산(왼쪽)과 답례로 받은 복숭아와 감자. /보배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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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쏟아지던 등교 시간, 고장 난 우산으로 당황하던 여고생들에게 우산을 빌려준 40대 시민이 뜻밖의 감동적인 선물을 받았다.
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글이 올라왔다. 한 아파트 주민이 여고생들에게 빌려준 우산이 이틀 뒤 돌아왔고, 그다음 날 감사의 마음을 담은 쪽지와 함께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선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40대 시민인 글쓴이 A씨는 최근 야간 근무를 마치고 오전 퇴근하던 중 아파트 1층에서 고장 난 우산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처한 여고생 2명을 발견했다.
당시는 오전 8시 40분경으로 등교 시간이 8시 50분까지였던 상황이었다. 여고생들은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계속 다른 층에 멈춰있어 새 우산을 가지러 올라가기도 어려운 상황이었고, 그중 한 학생이 “그냥 (학교에) 가자”고 말하며 재촉하고 있었다. 이때 A씨는 매일 지각할까 시간에 쫓기며 황급히 등교하던 중학생 3학년 딸을 떠올리며 우산을 빌려주기로 했다. A씨는 여고생들에게 “이거 쓰고 가세요. 사용 후 000호 문 앞에 놔두세요”라며 우산을 건넸다. 여고생들이 고마워하면서도 고장 난 우산을 들고 우왕좌왕하자, A씨는 고장 난 우산은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말하며 여고생들을 학교로 보냈다.
그날 저녁 출근할 때는 우산이 보이지 않았지만, 이틀 후 퇴근길에 자신의 우산이 문 앞에 돌아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더 놀라운 일은 그다음 날 일어났다. 택배 때문에 현관문을 열었던 A씨는 감사의 마음을 담은 쪽지와 함께 직접 재배한 감자와 복숭아가 놓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여고생의 부모로 보이는 아파트 주민이 전한 것이었다.
쪽지에는 “우산이 고장 나 당황해하는 아이에게 흔쾌히 우산을 빌려주셨다고 들었다”며 “덕분에 아이가 지각하지 않고 학교에 잘 도착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A씨는 “우산 하나 빌려줬을 뿐인데 너무 큰 선물을 받았다”고 했다.
이 사연을 본 네티즌들은 “진짜 사람 사는 세상 같네요. 이게 우리네 고유의 정 아니겠나” “멋진 어른과 학생들” “선행은 선행을 부른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 “미소짓기 만드는 일이다. 복받으실 것” “마음씀씀이가 좋은 사람들이네요. 엄지 척” “서로 경쟁하지 말고 아끼고 배려하고 삽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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