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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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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정부 “캄보디아군 100명 사살...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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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캄보디아 국경 8개 지역에 계엄령 선포

    교전 사흘째… 국경 지역에 군함 배치까지

    조선일보

    25일 태국 방콕의 한 헌혈소 앞에서 시민들이 헌혈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지난 24일부터 태국과 캄보디아가 국경 지역에서 교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태국 적십자가 헌혈을 호소하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나섰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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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지역 무력 충돌이 최근 대규모 포격을 주고 받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전면전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총리 권한대행은 “상황이 악화돼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태국 정부는 “확전은 없다”며 전면전에 대해 선을 그었지만, 최근 사흘새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자 확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25일 태국 군은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캄보디아 국경 인근 트랏주·짠타부리 주 내 8개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캄보디아 군인 약 10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계엄령 선포에 따라 차량 국경 통행이 금지되고 무역·관광 목적의 이동, 인근 해역 내 해상 교통로 등이 모두 차단된다. 태국 일간지 네이션에 따르면 교전 사흘 째인 26일 새벽 태국 해군은 국경 일대 지상군을 지원하기 위한 군함 4척을 파견하고, 국경을 침범한 캄보디아군을 격퇴하기 위한 ‘뜨랏 피캇 파이리 1′ 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캄보디아 국방부는 이번 전투로 민간인 8명과 군인 5명 등 13명이 사망하고 71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지난 24일부터 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고대 사원인 프라삿 타 무엔 톰 인근에서 총격전을 벌인 뒤 전투 태세를 확대하고 있다. 26일 태국 군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민간인 최소 13명과 군인 6명이 사망했으며, 이재민 약 13만명이 피난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웨차야차이 총리 권한대행은 “현재는 중화기를 동원한 충돌만 벌어지고 있다”면서도 전면전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교전은 지난 23일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분쟁 지역에 설치된 지뢰가 폭발하며 태국군 5명이 부상을 입으면서 점화했다. 태국 군은 조사 결과 캄보디아가 새로 지뢰를 매설한 증거가 발견됐다며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고, 자국 대사를 귀국시키는 등 외교 관계를 격하했다. 말리 소체아타 캄보디아 국방부 대변인은 “해당 지역에는 과거 전쟁 당시 매설된 지뢰가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태국 측에 상기시켜 왔다”고 밝혔다.

    양국은 교전 확대의 책임을 서로에 돌리고 있다. 태국 군은 “캄보디아 군이 정찰용 드론을 투입하고, 중화기 장착 병력을 보내 발포했다“고 밝혔다. 반면 캄보디아 국방부는 태국 군이 분쟁 지역의 사원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자국에 대한 선제 공격을 감행했다고 반박했다. 캄보디아는 국경 지역에 전차를 배치하고, 태국은 미국산 F-16 전투기를 동원해 공습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10여년 만에 두 나라 사이에서 벌어진 가장 치명적인 전투”라고 평가했다.

    양국이 휴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적대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협상 성사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가 휴전 협정을 한 차례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태국이 휴전 논의에 동의한 이후 입장을 번복했다”고 비판했다. 2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태국 요청에 따라 비공개 긴급 회의를 열어 양국에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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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보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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