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지선 출마에 보선 늘 듯
왼쪽부터,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연합뉴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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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 3일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여야 주요 정치인이 뛰어드는 대규모 선거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통상 대선 1년 내 치러지는 선거는 ‘허니문 선거’로 불리며 집권 여당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여야 정치권의 빅샷들이 참전하면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 이외에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도 수성을 노리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도 최근 10·15 부동산 대책으로 민심이 동요한다는 판단에 따라 야권 내에서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수도권에서 중도층 지지를 받는 새로운 인물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유승민 전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 등 이른바 ‘빅샷’으로 불리는 잠룡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4일 경남 김해 인제대 강연에서 “정치를 그만두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언젠가 (행운이) 찾아올 수 있는 것이고, 정치를 열심히 했던 만큼 결실을 보고 싶다”고 했다. 지난 4월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정치적 활동을 자제해 왔다. 국민의힘 한 수도권 의원은 “어려운 선거로 꼽히지만 유 전 의원 정도면 해볼 만하다는 당내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역구가 경기 화성시을이고 유 전 의원과도 가까운 사이다.
한동훈 전 대표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한 전 대표는 지난 3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이번 지선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한 전 대표 주변에선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를 권유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 전 대표는 민심 투어에 나선 데 이어 정년 65세 연장 등 정책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변수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판단이다. 유 전 의원과 한 전 대표는 인지도가 높아 선거 경쟁력이 있지만 동시에 진영 내 ‘비토(거부) 세력’도 존재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공천 기준으로 ‘당성(黨性)’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내년 지방선거를 기회로 보수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국회의장을 지낸 정의화 상임고문단 회장은 당 지도부와 만나 “무너지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선 유승민, 이준석, 한동훈 등과 함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가 이재명 대통령이 승리한 6·3 대선의 1주년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전국적인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 지지율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인기에 힘입어 대승을 거뒀던 2018년 지방선거에 가까운 결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시·도지사 17곳 중 12곳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지역이 지난해 총선과 올해 대선에서 민주당 우위 지역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유리한 구도 속에 민주당 현역 의원 다수가 시·도지사 선거에 도전하는 분위기다. 박홍근·서영교·박주민·전현희(서울), 전재수(부산), 김교흥·정일영(인천), 장철민·장종태(대전), 추미애·김병주(경기), 문진석·박수현(충남), 김윤덕·안호영·이원택(전북), 신정훈·이개호·주철현(전남) 의원 등이 시·도지사 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 일각에서는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국 위원장은 지난 3일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가 겹쳐 있지 않은가”라며 “어느 선거든 출마한다는 이야기는 여러 번 드린 적이 있다”고 했다. 조 위원장은 5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광주를 포함한 전국에서 지방 정치의 활성화를 위한 ‘정치적 메기’가 되겠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조 위원장이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여당과 후보 단일화를 노리거나, 시·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한 여당 의원 지역구에서 출마해 국회에 입성하는 길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권에선 국회 바깥에서 강력한 후보를 찾아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선거 차출론이 대표적이다. 다만 김 총리는 5일 김어준씨 유튜브에 출연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그런 상황은 안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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