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경보음 울려 구조·수색 전면 중단
9일 오전 회의 열고 구조 여부 결정
경찰·검찰·노동청 등 전담팀 꾸리고 조사
원·하청 간 작업 지시·안전 관리 등 조사 예정
9일 오전 회의 열고 구조 여부 결정
경찰·검찰·노동청 등 전담팀 꾸리고 조사
원·하청 간 작업 지시·안전 관리 등 조사 예정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 내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나흘째인 9일 오전 발전소 내 붕괴한 기력 5호기 보일러 타워 양옆으로 4·6호기가 위태롭게 서 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3명 사망, 2명 사망 추정, 2명이 실종 상태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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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징후 감지로 밤사이 수색·구조 작업이 중단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현장에서는 9일 날이 밝으면서 실종 매몰자 수색 재개 여부가 검토된다.
소방당국은 지난 8일 오후 5시 25분께부터 매몰자 구조·수색을 위한 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붕괴한 타워에 부착해 둔 기울기 센서가 반응하면서 경보음이 울렸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은 무너진 타워 잔해에서 추가 붕괴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 구조·수색 인력과 장비 등을 즉시 현장 주변에서 철수시켰다.
이에 따라 9일 아침까지 구조·수색 작업은 전면 중단됐다. 울산에는 전날 오후부터 밤사이 약 18㎜의 비가 내리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중에 상황판단회의를 열어 구조안전 전문가 등과 협의해 구조·수색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4·6호기 발파를 위해 필요한 사전 조처도 이날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타워 발파를 위해서는 현재 75% 수준인 6호기의 ‘사전 취약화 작업’의 마무리가 필요하다. 사전 취약화 작업은 대형 타워 철거 시 한 번에 쉽게 무너질 수 있도록 기둥과 철골 구조물 등을 미리 잘라놓는 것인데, 이를 통해 발파 때 타워가 무너진 5호기나 대형 굴뚝이 있는 쪽으로 넘어지지 않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이 작업을 위한 인력도 이르면 9일 중에 투입될 수 있다.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 내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나흘째인 9일 오전 발전소 내 붕괴한 기력 5호기. 이 사고로 현재까지 3명 사망, 2명 사망 추정, 2명이 실종 상태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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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근을 지나는 LNG 배관에 질소를 주입해 배관을 비우는 ‘퍼징(purging) 작업’도 병행한다. 타워 발파 영향으로 배관이 폭발하는 등 2차 사고를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지난 6일 오후 2시 2분께 울산화력발전소에서는 가로 25m, 세로 15.5m, 높이 63m 규모의 보일러 타워 5호기가 순식간에 붕괴해 현장에 있던 작업자 9명 중 7명이 매몰됐다.
매몰된 7명 중 3명이 사망했다. 2명은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나머지 2명은 실종된 상태다. 붕괴 현장에는 현재 실종자 2명을 포함해 5명이 아직 매몰돼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한 수사전담팀이 꾸려지면서 수사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형사기동대, 과학수사계, 디지털포렌식계 경찰관 70여 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편성했다. 울산지검도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사고 직후 전담팀을 꾸렸고, 부산고용노동청 역시 감독관 20명 정도로 전담팀을 구성했다.
이들 수사팀은 사고 나흘째인 9일 현재까지 매몰자 구조와 실종자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어서 아직은 본격적인 수사에는 착수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사에 단초가 될 서류를 확보하는 등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수사는 보일러 타워 붕괴 원인과 과정을 규명하는 것을 기본으로, 원·하청 간 작업 지시 체계, 작업 공법, 안전 관리 체계 등을 들여다보게 될 전망이다. 사고가 난 보일러 타워는 준공 후 40년가량 사용되는 동안 정비공사나 긴급공사 등이 반복되면서 최초 준공 도면과 현장 상황이 다를 수 있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해체공사 업체 측이 작업 전 현장 조사를 철저히 했는지 등이 수사 대상으로 꼽힌다. 폭파·해체 공사에선 검정받은 장비와 우수한 기능공 등을 동원해 안전하게 작업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장비와 인력 채용 현황 등도 들여다보게 된다.
지난 7일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현장에서 119구조대원들이 붕괴된 구조물 안에서 구조장비를 이용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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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이 계획대로 진행됐는지도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이번 사고는 전체 63m 높이 보일러 타워 중 25m 지점에서 사전 취약화 작업 즉, 대형 보일러 철거 시 한 번에 쉽게 무너질 수 있도록 기둥과 철골 구조물 등을 미리 잘라놓는 일을 하던 중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사전 취약화 작업은 최상층부터 하고, 상층 부재의 내장재 철거나 취약화 작업이 완료되기 전에는 아래층 주요 지지부재를 절단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해당 지점에서 작업한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과실 여부와 책임 범위에 대한 판단도 수사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한다. 사고 발생 위험 징후나 안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무시하고 작업을 지시했다가 사고가 난 것인지, 작업 지시 오류나 오판단 등으로 사고가 난 것은 아닌지 등을 들여다보게 된다.
현장 감식은 다음 주 이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 과정에선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울산화력발전소 해체공사 기술시방서에는 발주처인 한국동서발전의 계약 상대 업체가 안전·환경·공정·화재 예방 등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하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발전이 HJ중공업에 이 해체공사를 발주했으며, HJ중공업은 이를 발파업체인 코리아카코에 하청을 줬다. 사망자와 실종자, 매몰된 사람은 모두 코리아카코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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