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양국이 영토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有事·전쟁 등 긴급 사태) 시 자위대의 무력 개입’을 시사한 이후 중일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중국 해경이 일본과 영토 분쟁 지역인 오키나와현 센카쿠 열도(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에서 일본 어선을 몰아냈다. 센카쿠 열도는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으나,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이다.
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류더쥔 해경국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일본 어선 즈이호마루(瑞寶丸)호가 2일 중국 댜오위다오 영해에 불법 진입했다”면서 “중국 해경 함정은 법에 따라 필요한 통제 조치를 취하고 경고해 퇴거시켰다”고 밝혔다.
류더쥔은 이어 “댜오위다오와 그 부속 도서들은 중국 고유의 영토”라며 “일본은 이 해역에서 모든 권리 침해와 도발 활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해경은 중국 선박 두 척이 센카쿠 열도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인 일본 어선 한 척에 접근하여 쫓아냈다고 발표했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가 도쿄 영토 주권 전시관에 센카쿠 영유권 주장 근거를 추가한 사실에 대해 “댜오위다오 주권은 역사적 맥락이 명확하고 법적 근거도 확실하다”며 “일본이 설득력 없는 이른바 역사 자료를 온갖 방법으로 끌어모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중국의 일련의 행보에 대해 “중국이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는 걸 국내외에 알리려는 노림수”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16일에도 함포를 탑재한 중국 해경선 4척이 일본 해경보안청 순시선의 퇴거 명령을 무시하고 센카쿠 인근 영해에 진입했다. 당시 중국 해경국은 소셜미디어에 “댜오위다오의 해역을 순찰했으며, 이는 법에 따른 합법적인 권리”라고 밝혔다.
중국은 유엔 사무총장에게 잇달아 서한을 보내며 갈등을 국제 공방으로도 확전시키고 있다. 중국 국영 CCTV에 따르면 푸충 주유엔 중국대사는 2일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일본이 근거 없이 중국을 비난하며 핵심을 피하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중·일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원한다면 잘못된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중국에 대한 약속을 행동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1일 보낸 서한에서도 “일본이 대만 문제에 군사 개입하려는 야심을 처음 드러낸 것이며 중국에 무력 위협을 가한 첫 사례”라고 비판했다. 야마자키 가즈유키 주유엔 일본대사도 지난달 25일 서한에서 “중국이 불투명한 방식으로 군사력을 확장하며 힘과 위압을 통한 일방적 현상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일 대립이 1년 이상 장기화하며 전장(戰場)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에 대한 중국의 압박은 대만 해협 위기 상황을 가정한 사전 억지 성격이 있는데다, ‘항일전쟁 승리 80년’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와중에 일본에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없는 탓이다. 인민일보·신화통신·환구시보·CCTV 등 관영 매체는 군사전문가·학자들을 총동원해 대일 비난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 지도부가 다카이치가 1~2년 임기의 단명 총리로 끝날 것으로 보고, 그 기간 관계 악화를 감수하기로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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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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