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미국 측과의 우크라이나 종전안 협상 회담에 참석해 있다. 이날 미국 측 대표로는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 고문 등이 회담에 참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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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종전안 협상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 특사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대표단이 모스크바에서 장시간 회담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구체적 협상 과정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영유권 문제를 두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외교정책 보좌관은 크렘린궁에서 전날 저녁부터 자정을 넘긴 시각까지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협상을 마친 뒤 “푸틴 대통령과 윗코프 특사의 대화는 상당히 유용하고 건설적이었다”면서도 “아직 (영토 문제에 대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 양측이 합의한 사안이다. 계속 접촉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추가 논의 의지를 밝혔다. 회담에는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도 참석했다.

AP 연합뉴스美 특사 너머 웃고 있는 푸틴과 보좌관 지난 2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을 방문한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뒷모습)을 만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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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측은 미국의 평화안을 일부 수용할 수 있지만 점령 영토에 대한 타협 없이는 합의가 어렵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현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약 5000㎢를 장악하고 있는데, 이곳에 대한 영유권 인정 없이 종전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미국은 러시아의 점령지 영유권 인정, 우크라이나 병력 축소,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제한 등 28개 조항을 담은 평화안 초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이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반발하면서 이번 회담은 20개 항목으로 축소된 수정안을 놓고 진행됐다.

푸틴은 이날 회담에 앞서 유럽을 겨냥해 “미국이 주도하는 전쟁 종식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며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푸틴은 “(유럽은) 러시아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로 평화 제안을 수정해 평화 과정 전체를 가로막고 있다”면서 “유럽이 우리와 전쟁을 벌이고 싶어 한다면, 우리는 즉시 전쟁을 할 준비가 돼 있다. 여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회담 이후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윗코프는 회담 종료 이후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을 방문한 뒤 모스크바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일 오후 공개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누구도 이 전쟁에서 이기고 있지 않다”며 “도네츠크 지역의 20%에 해당하는 공간을 두고 벌어지는 전투에서 러시아는 매주 7000명의 병사를 잃고 있다. 우크라이나 피해는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양측이 동의할 수 있는 방식,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종식시키는 것이 가능한지 보고 있다”며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 거기에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2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오른쪽)와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우크라이나 종전안 협상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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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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