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납북자 송환 최우선 과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김학송씨를 맞이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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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외국에 자국민이 억류될 경우 이들의 송환을 위해 최고위직을 특사로 파견하는 등 국가 역량을 총동원한다. 2018년 5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은 미·북 회담 개최를 한 달 앞둔 시점에 평양에 들어가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김상덕·김학송씨를 데려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에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공군 기지에 내린 이들을 직접 맞았다. 김학송씨는 2020년 본지 인터뷰에서 “나는 그날 밤 폼페이오 장관의 눈물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2017년 6월 북한의 고문을 받고 혼수 상태로 풀려났다가 숨진 미국인 대학생 고(故) 오토 웜비어도 조셉 윤 당시 대북정책 특별 대표가 협상을 벌인 끝에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2014년 11월에는 제임스 클래퍼 당시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비밀 협상을 벌여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6·25 전쟁 참전 용사인 매슈 토드 밀러를 구출했다. 빌 클린턴과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각각 2009년, 2010년 대북 특사로 평양에 들어가 억류돼 있던 미국인들과 함께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트럼프는 재집권한 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억류됐던 미국계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강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하마스와 직접 협상을 벌였다. 이렇게 풀려난 인질들을 트럼프는 지난 10월 백악관에서 만났고, 지난달 추수감사절 연휴에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석방된 인질과 가족을 초청했다.
일본 역시 역대 정권 모두 북한 납치 피해자의 송환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70~80년대 요코다 메구미 등 17명이 북한에 납치됐다는 입장이다. 끈질긴 압박과 요구로 2000년대 두 차례에 걸쳐 5명을 귀환시켰다. 남은 12명과 관련해 북한은 “8명은 사망했고, 4명은 애초에 납치된 적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일본은 “납치 문제 해결 없이는 북·일 국교 정상화도 없다”는 강경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미·일 정상회담에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당초 예정에 없던 트럼프와 납치자 가족 간 만남을 성사시켰고, 트럼프는 “납치 문제를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다카이치는 지난달 초 ‘납치 피해자 귀국 요구 집회’에 참석해 “이번 내각의 최우선 과제”라며 “북한에는 정상회담 의향을 전달했으며, 김정은과 만나 돌파구를 열겠다”고 했다. 일본 내각에선 서열 2위인 관방장관이 납치 문제 담당 각료를 겸직한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지난 15일 요코타 메구미가 납치된 곳으로 추정되는 니가타시(市)를 방문해 “내가 마지막 납치 담당 장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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