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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10년 묵은 실크로드 연계 비트코인 이동… 새 변수에 투자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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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진주 기자]
    디지털투데이

    실크로드 연루 비트코인 지갑의 움직임은 암호화폐 시장에 다시 한번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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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과거 다크웹 시장이었던 실크로드(Silk Road)와 연관된 암호화폐 지갑에서 10년 이상 묵은 비트코인(BTC)이 대규모로 이동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 이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실크로드 창립자 로스 울브리히트(Ross Ulbricht)를 전면 사면한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가 인용한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아캄(Arkham)에 따르면, 실크로드 관련 지갑에서 약 314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이 소수의 새로운 주소로 이동했다. 이체는 총 176건으로, 올해 초 이뤄진 소규모 테스트 이체 3건을 제외하면 최근 약 5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모든 거래는 'bc1qn'으로 시작하는 익명의 암호화폐 지갑 주소로 전송됐다. 이 주소는 이번 거래 전까진 활동 내역이 없던 신규 지갑으로, 이번에 받은 314만달러만 보관돼 있다. 해당 지갑의 소유자가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실크로드 관련 초기 지갑에는 여전히 약 384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이 남아있다.

    초기 다크웹 시장과 연관된 비트코인이 거래될 경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항상 우려가 제기되곤 한다. 하지만 이번 이동의 구조는 단순한 투매가 아닌 체계적이고 의도적인 재조정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조치 이후 실크로드 관련 자산의 향방에 주목해왔던 만큼, 이번 거래가 향후 어떤 후속 움직임으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 실크로드는 비트코인과 기타 암호화폐를 이용해 익명으로 불법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온라인 거래소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실크로드 설립자 로스 울브리히트를 완전 사면했다. 울브리히트는 실크로드를 설립하고 운영한 혐의로 2015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해당 기간 실크로드를 통해 2억달러 이상의 불법 거래가 이뤄졌고, 울브리히트는 8500만달러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사면 이후 지지자들은 '프리 로스(Free Ross)' 캠페인을 통해 약 27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기부하며 울브리히트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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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 울브리히트(Ross Ulbricht)[사진: 로스 울브리히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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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정부는 실크로드에서 최소 33억600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압수했지만,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울브리히트가 압수 과정에서 발견되지 않은 여러 개의 비트코인 지갑을 보유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코인베이스 거래소의 이사 코너 그로건은 울브리히트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에 4300 BTC(약 4700만달러 상당)가 13년 넘게 비활성 상태로 보관되어 있다고 밝혔다. 아캄에 따르면, 울브리히트 소유로 추정되는 또 다른 실크로드 연관 지갑에는 83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이 보관돼 있으며, 10개월 동안 세 건의 소액 테스트 거래를 제외하면 14년간 비활성 상태로 남아 있다.

    한편, 이번 이동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다. 자금이 거래소로 이동하지 않는 한 직접적인 매도 압력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새로운 주소가 결국 중앙 거래소나 OTC 데스크로 코인을 보낼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다크웹 연계 비트코인이 다시 움직이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이는 초기 비트코인의 거래 내역이 여전히 추적 가능하며, 10년 넘게 잠잠했던 활동조차 어느 순간 다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최근 기관 자금 유입,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활동, 거시 경제 흐름이 맞물린 시점에서 이런 움직임은 추가적인 변동성을 예고할 수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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