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리자 전선서 드론 피격
러 당국은 테러리스트 지정
데니스 카푸스틴 /위키피디아 |
사인은 자폭 드론에 의한 피격이었다. RVC 측은 이날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지휘관 카푸스틴이 러시아군의 1인칭 시점(FPV) 드론 공격을 받고 전사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FPV 드론은 조종사가 고글을 쓰고 드론 시점으로 조종해 목표물에 직접 충돌하는 무기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꾼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이다. RVC는 카푸스틴 사망 사실을 알리며 “우리는 반드시 복수할 것이며 당신 유산은 계속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복을 입기 전 그는 유럽 강경 우익 진영에서 ‘화이트 렉스(White Rex)’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던 인물이었다. 1984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카푸스틴은 유대인 난민 자격으로 가족과 함께 2001년 독일로 이주했으나, 그곳에서 오히려 네오나치(신나치) 스킨헤드 문화에 심취해 백인 우월주의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기도 했다. 독일 당국으로부터 입국 금지 조치를 받은 그는 우크라이나로 건너와 자신을 ‘우파 보수주의자’로 규정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다만 그는 “히틀러의 사상을 동의하지는 않는다”며 나치 추종 의혹을 부인했다.
2023년 러시아 의용군의 모습.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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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러시아의 다민족화를 거부하며 ‘푸틴 체제 전복’을 목표로 내건 그는 2022년 8월 RVC를 조직해 무장 투쟁에 나섰다. 이 단체는 홈페이지에 “우리의 승리만이 러시아에 평화를 가져온다”는 문구를 내걸고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러시아 본토인 브랸스크와 벨고로드 지역 기습 침공에 앞장섰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GUR)의 지원을 받으며 자포리자, 헤르손 등 주요 격전지에서 러시아군을 상대로 정규전도 수행해왔다.
러시아 당국은 그를 국가의 적이자 1급 테러리스트로 규정해 처벌을 추진해왔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카푸스틴이 러시아 시민으로서 우크라이나군 편에서 군사작전에 참여하고 러시아 에너지 시설 폭파를 시도했다며 관련 혐의를 조사했다. 이에 러시아 법원은 최근 궐석 재판을 통해 카푸스틴에게 반역죄와 테러 혐의 등을 적용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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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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