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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反이민 거센 EU, 스페인은 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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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파 연립정부, 이민자 적극 수용

    수십만명 거주·취업 허가하기로

    미국과 유럽연합(EU) 주요 국가에서 최근 반(反)이민 정서가 확대되는 가운데, 스페인이 불법 이주민에게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정반대 노선을 선택해 화제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 27일 자국 내 미등록 이주민 수십만 명에게 거주권과 취업 허가를 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최소 5개월 이상 체류했고 범죄 이력이 없는 경우 1년간 스페인에 거주하며 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체류 기간을 1년 단위로 갱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10년이 지나면 시민권 취득도 가능하다. 경제 싱크탱크 푼카스는 50만명에서 많게는 100만명에 달하는 이주민이 해당 정책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정책은 필수 산업을 지탱해 온 이주민들의 역할이 코로나 팬데믹 전후로 재조명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스페인 내 미등록 이주민 상당수는 중남미·아프리카 출신으로, 농업 및 관광 서비스업, 돌봄 산업에 종사한다. 지난해 유럽중앙은행(ECB)은 “외국인 노동자 유입이 스페인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며 “인력난을 완화하고 생산량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 스페인의 경제성장률은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상당히 안정적이었으며,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역시 2.9%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스페인의 결정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움직임과 뚜렷이 대비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앞세워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 및 추방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유럽에선 그리스와 이탈리아가 불법 체류자를 징역형에 처하거나 추방하고 있고, 영국·프랑스 등에서도 반이민을 주장하는 정당이 세력을 키우고 있다.

    반면 스페인에선 중도 좌파 성향인 집권 사회당이 복지·노동 확대 등을 주장하는 ‘수마르’ 등 좌파 정당들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어 이민자 친화 정책을 추진하기 수월한 환경이다. 뉴욕타임스는 “(스페인의 사례는) 최근 서방 국가들이 극우·포퓰리즘 세력의 압박 속에 불법 이민 단속을 강화하는 흐름에 역행한다”고 했다.

    안보 분야에서도 스페인은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압박에 국방비를 GDP 대비 5%까지 늘리자는 공동 성명 초안을 마련했지만, 스페인은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당시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TV 연설에서 “GDP의 2.1% 수준이면 충분하다”며 증액 요구를 일축했다.

    스페인의 2024년 국방비 지출은 GDP의 1.24% 수준으로, 나토 회원국 가운데 가장 적은 축에 속한다. 이에 트럼프가 스페인을 나토에서 퇴출시키겠다고 했지만, 이후 실질적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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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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