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5 (수)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퇴직後 공무상 질병 인정돼도 장해연금은 퇴직때 소득 기준 산정... 헌재서 합헌 판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헌법불합치’ 의견 과반 넘었지만... 위헌정족수 못 채워

    퇴직 후 공무상 질병으로 장애 상태가 된 경우라도 퇴직 당시 소득을 기초로 장해연금액을 산정하도록 한 법 조항이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판단을 받았다. 전체 헌법재판관 9명 중 과반인 5명이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으나, 위헌 정족수인 6명을 넘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9일 옛 공무원연금법 27조의 공무상 장해연금 관련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대 5(헌법불합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장해연금 산정은 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날(퇴직 후 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 퇴직일 전날)이 속하는 달의 기준소득월액을 기초로 한다’고 규정했다. 공무원연금법에서 재해보상 부분이 분리되면서 현행 공무원 재해보상법이 이를 넘겨받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조선일보

    헌법재판소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양경찰청 공무원이던 A씨는 2008년 8월 퇴직한 뒤 2016년 7월 소음성 난청 장해 진단을 받았다. 공무상 장애가 인정되자 공무원연금공단은 장애 확정일 다음 달인 2016년 12월분부터 장해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때 장해연금액은 A씨가 퇴직한 2008년 8월 기준소득월액을 기초로 산정했다.

    A씨는 퇴직 당시 소득을 기초로 연금액을 산정한 것은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냈고, 해당 근거 규정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신청했다. 그러나 위헌심판제청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직접 헌법소원을 낸 것이다. A씨는 퇴직 시점부터 장애 확정일 사이 기간에 대한 추가적 보상을 지급하는 규정을 두거나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연금액을 조정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제공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1982년 4월 전남 화순군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B씨도 2016년에서야 공무상 장애를 인정받았다. A씨와 같은 이유로 소송을 낸 B씨도 법원에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했고, 서울행정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제청했다.

    합헌 의견을 낸 김형두·정형식·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은 “공무원 보수는 일반적으로 계급과 호봉에 따라 결정되므로 ‘퇴직 전날이 속하는 달의 기준소득월액’은 대체로 수급권자에게 가장 유리한 기준”이라고 봤다. 이어 “최초 공무상 장해연금을 지급받은 이후에는 물가 변동에 따라 연금액이 조정될 수 있고, 공무상 장해연금은 퇴직연금 등 다른 장기 급여와 함께 지급받을 수 있다”며 퇴직한 날과 장애 확정일 사이의 물가 변동 문제가 완화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김상환·정정미·정계선·마은혁·오영준 재판관은 “공무상 장해연금은 민간 산재보험법상 장해 보상 연금에 상응하는 제도로 손해배상 또는 손실 보상적 급부인 점에 그 본질이 있다”며 “다른 급여수급권에 비해 재산권적 성격이 강하고 보다 엄격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심판 대상 조항은 퇴직한 날부터 장애 확정일까지의 물가 변동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 그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 불합리를 발생시킨다”며 “특히 이런 불합리성은 퇴직한 날과 장애 확정일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클수록 커진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가치에 상당히 미달하는 연금액만을 지급받게 되는 수급권자에 대해 아무런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퇴직 당시 소득을 기준으로 연금액을 산정하도록 한 것은 현저히 자의적이거나 합리성을 상실한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봤다.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다만 단순 위헌 결정을 할 경우 연금액 산정의 기초가 사라져 법적 공백 상태가 발생하게 된다”며 “개선 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민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