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이란 대사, 혁명 47주년 행사
반정부 시위에 “테러 세력이 개입”
지난 10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알리 라리자니(오른쪽)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SNSC) 사무총장이 사이드 바드르 빈 하마드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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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이란 대사가 최근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된 자국 내 반정부 시위에 대해 “조직적 테러 세력의 개입과 외부 선동으로 악용돼 무장 폭력 사태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 대사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이란 이슬람 혁명 47주년’ 기념 행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란 국민이 높은 경각심과 책임 있는 자세로 성공적으로 무력화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당국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지만, 전례 없는 규모로 벌어지면서 반세기 가까이 이어진 신정(神政) 체제가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주재 이란 대사가 공개 외교 행사에서 적극적으로 이란 정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이번 반정부 시위의 배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행정부가 있다는 이란 정부의 입장을 재차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정부는 지난달 이번 시위로 민간인과 군경 등 3117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지만, 국제 인권 단체들은 실제 사망자가 수만 명 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그 같은 수치는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쿠제치 대사는 반정부 시위가 소강 국면에 접어든 것과 관련해 “이란 정부는 평화로운 집회 권리를 포함한 시민의 인권 보호에 대한 책임을 언제나 깊이 인식해 왔으며, 소요 사태 대응 과정에서도 최대한의 자제와 절제를 보여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위 과정에서 벌어진 방화와 정부 진압 병력에 대한 공격을 ‘테러’라고 규정했다. 이어 “작년 6월 이스라엘의 군사적 침략과 올해 1월 테러 공격으로 희생된 시민들을 기리자”며 1분간 묵념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재개된 미국과의 핵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최대 압박과 강압적 정책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선의를 보이기 위해 핵 문제와 관련한 협상에 성실하고 책임 있게 임해 왔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 전단을 중동 해역으로 배치한 미국은 병력 증강 가능성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또 다른 함대도 추가로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6월 자신의 지시로 미군이 이란 핵 시설을 공습·파괴한 사실을 거론하며 “이란은 당시 내가 하지 못할 것이라고 여기고 우쭐대다 큰코다쳤다”고 했다. 다만 대화를 통한 이란 핵 문제 해결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이란과 어떤 합의를 하든 핵 프로그램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며, 탄도미사일 비축 문제도 의제가 돼야 한다”며 “우리는 이란과 훌륭한 합의를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동 내 미군 전력은 증강되고 있다. 이달초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의 이동식 트럭 발사대에 방공 미사일이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라크·요르단·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미군 기지들에서도 군사 자산이 증강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서 이란도 핵 시설 보호 조치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이스파한 핵 시설 지하터널 입구를 흙으로 완전히 메웠다.
[서보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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