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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트럼프, 외교관 없는 ‘측근 외교’… 사위·친구로 돌려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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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슈너·윗코프, 오전 이란 핵 협상

    오후엔 우크라 종전 협상에 참석

    美대사 자리 195석 중 102석 공석

    지명 70명도 직업 외교관은 6명뿐

    조선일보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위해 모스크바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오른쪽)와 스티브 윗코프(가운데) 특사를 맞이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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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교관 없는 외교’를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 현안과 관련해서 전통적 외교 라인을 거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민감한 사안도 국무부나 국가안보회의를 건너뛰고 측근을 특사로 파견하는 등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협상은 트럼프식 ‘측근 외교’를 보여 준 대표적 현장으로 꼽힌다. 트럼프의 중동 특사이자 오랜 친구 스티브 윗코프와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지난 17일 오전 제네바 주재 오만 대사관에서 이란과 핵 협상에 나섰다. 같은 날 오후 이들은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와 3자 종전 협상도 가졌다. 반(反)정부 시위로 위기에 몰린 이란 정권의 핵 프로그램 문제, 발발 4년을 앞두고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하루에 연달아 논의한 것이다.

    조선일보

    그래픽=박상훈


    외교 전문가가 아닌 대표단이 이처럼 민감한 협상을 하루에 ‘두 탕’ 뛰었다는 것만으로도 ‘패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는 전문가를 인용해 “상대(이란·러시아)는 베테랑 협상가인데 미국 대표단은 경험이 부족하다”며 “워싱턴이 외교적 노력에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실제로 이란 핵 문제는 후속 협상에 합의하는 ‘원칙적 진전’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왔다. 종전 협상 역시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를 비롯한 핵심 쟁점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특사라는 공식 자격을 가진 윗코프와 달리 쿠슈너에게 아무런 직함이 없는 점도 논란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두 사람은 러시아에서 ‘윗코프와 자트코프’로 불린다고 한다. ‘자트(zyat)’는 러시아어로 사위를 뜻한다. CNN은 “트럼프의 사위라는 사실이 협상장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최근 쿠슈너를 ‘평화 특사’로 임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엔 정통 외교에 대한 트럼프의 부정적 시각이 반영돼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의 불신은 각국 대사 임명 현황을 봐도 알 수 있다. 미국외교관협회(AFSA)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사 자리 195석 중 절반이 넘는 102석이 지명자도 없는 완전한 공석 상태다. 그나마 지명한 대사 70명 중에서도 정통 직업 외교관은 6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정치인 출신 혹은 트럼프의 개인 인맥으로 지명됐다.

    뉴욕타임스·로이터 등은 측근 외에는 신뢰하지 않는 트럼프가 직접 외교 현안의 주도권을 쥐고 성과를 내기 위해 이런 식의 외교를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주요 외교 현장에 측근을 보내 ‘스트롱맨’ 이미지를 강조하고 지지자를 결집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 매체 더 컨버세이션은 “미국 외교관들은 미국이나 대통령의 이익보다 외국의 이익에 지나치게 비중을 둔다는 의혹이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며 트럼프의 외교 라인 불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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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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