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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멕시코, 최강 마약 카르텔 두목 사살… 무장조직원 전국서 방화·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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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로 펜타닐 불법 유통, 현상금만 217억원… 치안 불안에 시민들 공포

    조선일보

    멕시코 최대 마약 조직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을 이끌고 있는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가 22일 멕시코군에 사살됐다. 이날 멕시코 전역은 카르텔이 일으킨 소요 사태로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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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의 카르텔(기업형 마약 범죄 조직) 중 하나로 중남미 최대 폭력 조직으로 악명을 떨쳐온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우두머리가 제거됐다. 멕시코군은 22일 서부 할리스코주(州) 타팔파에서 CJNG와 교전을 벌여 두목 네메시오 오세게라(60·일명 ‘엘 멘초’) 등 7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CJNG는 본거지 할리스코주를 넘어 멕시코 전역에 조직이 있으며 3만여 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미국으로 불법 유입시키는 핵심 조직으로 지목돼왔다. 앞서 2022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오세게라를 기소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도 출범 직후인 지난해 2월 CJNG와 다른 카르텔들을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오세게라에게 걸린 현상금은 1500만달러(약 217억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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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목 네메시오 오세게라(60·일명 ‘엘 멘초’)


    이날 할리스코 지역은 전시를 방불케 했다. 무장 괴한들의 차량 방화와 고속도로 봉쇄가 이어졌다. 보복 테러가 우려되면서 모든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고, 일부 지역에선 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됐다. 항공편도 잇따라 취소됐다. 주도(州都) 과달라하라 공항에서는 이용객들이 겁에 질려 뛰어다니는 모습, 관광 도시 푸에르토 바야르타에서 연기가 치솟는 모습 등이 소셜미디어에 퍼졌다. 과달라하라에선 6월 북중미 월드컵 한국 조별 리그 두 경기가 예정돼 있어 안전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두목 한 사람 제거 소식에 온 나라가 극심한 혼란을 빚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 카르텔은 특정 국가나 지역에 뿌리를 두고 글로벌 조폭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마피아(이탈리아), 야쿠자(일본), 삼합회(중화권)와 비교되지만 최근 활동상은 이들을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마약단속국(DEA)에 따르면 CJNG는 세계 40여 국에서 조직을 운영하면서 마약 제조·밀매뿐 아니라 암호 화폐 거래, 불법 자금 세탁, 부동산 사기, 인신 매매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멕시코에서는 비밀 마약 실험실까지 운영하고, 거미줄 같은 유통망으로 마약을 미국으로 유입해 왔다. 이런 크고 작은 카르텔이 200곳이 넘고, 이곳에 ‘취업’한 조직원만 16만~18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멕시코 카르텔의 역사는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후 어수선했던 미국에서 대마초와 헤로인 등 마약 수요가 끊이지 않았고, 이들을 숙주 삼아 소규모 마약 밀매 조직이 형성되면서 카르텔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영세 카르텔들이 난립하던 ‘판’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기업형 카르텔의 시대를 연 장본인은 경찰에서 마약왕으로 변신한 과달라하라 카르텔 두목 미겔 앙헬 펠릭스 가야르도(80)다. 가야르도는 1970년대부터 자신이 창립한 과달라하라 카르텔을 앞세워 마약 유통망을 장악했다. 소규모 카르텔들과 연대하며 조직을 키우는 특유의 수법 때문에 ‘보스들의 보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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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양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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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달라하라 카르텔은 1985년 미국에서 잠입해 마약 수사 루트를 파헤치던 DEA 요원 엔리케 키키 카마레나를 납치해 잔인하게 살해해 미국의 ‘마약과의 전쟁’이 본격화됐다. 카르텔은 단순 조폭이 아니다. 전직 경찰이나 특수부대 출신이 조직원으로 다수 포함돼 있어 때로는 현지 정치권과 결탁하며 문어발식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했다.

    특히 수십 명이 집단으로 납치·살해되는 사건을 여러 차례 일으켜 지구촌을 충격에 빠뜨렸다. 대표적인 것이 2012년에는 누에보레온주에서 저지른 범죄다. 당시 고속도로에서 신체가 끔찍하게 훼손된 시신 49구가 발견됐는데, 로스 세타스 카르텔이 경쟁 세력에 경고하기 위해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카르텔은 현지 주민들에게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보다 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을 조직원으로 포섭해 고용주 역할을 한다. 공권력 개입으로 일주일 동안 200명가량이 죽거나 체포되면서 생긴 공석을 350~370명이 조직원으로 신규 채용되면서 세력을 키우는 경우가 잇따랐다. 고용 인원 기준으로 보면 카르텔은 멕시코에서 다섯째 가는 ‘대기업’이다.

    로켓 발사기, 드론 폭탄, 지뢰 등 군 못지않은 화력을 갖춘 대형 카르텔 간의 세력 다툼은 내전 수준으로 전개돼 왔다. 시날로아주를 본거지로 해서 40여 국에 조직을 둔 시날로아 카르텔이 장기간 1강 체제를 유지했지만, 최근엔 CJNG가 신흥 강자로 발돋움하며 양강 체제가 형성돼 있다.

    시날로아는 2019년과 2023년에는 군에 체포된 우두머리급 조직원의 석방을 요구하며 시날로아주 전역의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차량에 불을 지르고 여객기에 총격을 가하며 멕시코 전역을 공포에 떨게 했다. 그러나 호아킨 구스만(2016년)과 이스마엘 삼바다 가르시아(2024년) 등 우두머리들이 잇따라 미국에 체포되면서 조직이 흔들렸고, 방대한 조직 내 계파 간 권력 투쟁이 장기간 이어져 적지 않은 조직이 와해됐다. CJNG도 2011년 시날로아 카르텔의 하부 조직이었던 밀레니오 카르텔 잔당들이 주축이 돼 세력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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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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