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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미국 흑인 사망

위선일까요? "하얘지세요" 외치던 그녀, 인종차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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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백 화장품 광고 모델의 인종차별 반대는 위선인가?’

인도 배우들이 최근 미국 등 전 세계 인종차별 반대 시위 지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가 인도 사회에서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지 의사를 밝힌 일부 배우들의 미백 화장품 광고 모델 경력을 두고 “위선적이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8일(현지 시각)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에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항의 시위에 지지 의사를 밝힌 인도 발리우드(인도 영화계·봄베이와 할리우드의 합성어) 배우들이 미백 화장품 광고 모델로 출연한 이력 때문에 위선적이라는 공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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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가르니에가 만든 한 미백 크림 화장품 광고에 출연한 미스 월드 출신 인도 유명 영화배우 프리양카 초프라.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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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스 월드 출신이자 인도 유명 영화배우 프리양카 초프라(37)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국과 전 세계에서 인종 전쟁을 끝냅시다. 어디에 살고 있든 피부색 때문에 죽음을 당해서는 안 됩니다”고 적었다. 초프라의 게시물은 올라온 지 열흘 정도 지난 9일 현재 45만개에 달하는 ‘좋아요’를 받았다.

그러나 초프라가 2014년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가르니에가 만든 한 미백 크림 화장품의 광고 모델로 활동한 이력이 집중 조명되며 역풍을 맞게 됐다. 게시물엔 “당신의 영화 배역과 의상 등이 흑인 차별주의를 증진시키고 있다” “차라리 입을 다물어라” 등의 비난 댓글이 줄줄이 달렸고, 과거 그가 출연한 미백 화장품 광고 영상엔 “타고난 거뭇한 피부를 개선하고자 미백 크림을 바르는 걸 광고로써 지지해놓고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니 얼마나 위선자인가”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초프라 외에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소남 카푸르 아후자, 디피카 파두콘, 디샤 파타니 등 다른 인도 유명 배우들도 과거 미백 화장품 광고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유사한 비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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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반대 시위 지지를 표명한 인도 배우들을 과거 미백 화장품 광고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비판하는 트위터 게시글.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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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들이 인도 사회 내부 문제에는 침묵하면서 다른 나라에서부터 불거진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비판도 제기된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특히 인도 사회 소수파인 무슬림들에 대한 폭력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작년 인도 정부가 ‘반(反)무슬림법’으로 불리는 시민권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반대 시위가 일어나 무슬림 수십명이 사망하고 1000명 이상이 체포됐지만 이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다.

자무·카슈미르주 전 총리 오마르 압둘라는 트위터에 “많은 유명인들이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고 트윗하는 것을 존중한다. 그러나 미국인의 목숨을 위해선 트윗하면서 인도인에 대해서는 트윗하지 않는 건 비겁한 일이다”고 말했다. 언론인 라나 아웁은 트위터에 “델리에서 있었던 반(反)무슬림 대학살에 대해 작은 속삭임조차 없었던 우리의 스타들은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는 해시태그를 달고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임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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