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소재 초등학교 앞에 마련된 숨진 교사의 추모공간에서 한 추모객이 헌화한 뒤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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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 A(38)씨의 발인식이 3일 오전 엄수됐다. 사망한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하루 앞둔 가운데, A씨가 올해 담임을 맡은 후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은평성모병원에서 치러진 발인식장에는 A씨의 어린 딸이 영정 사진을 들었다. 유족들은 오열했다.
발인식에 참석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혹여라도 선생님이 고통받은 부분이 있다면 철저히 조사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다.
14년차 초등교사인 A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7시쯤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A씨는 육아휴직 이후 지난해 2학기 교과전담교사로 복직했을 때만 해도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했다. 동료 교사는 A씨가 열심히 수업을 준비하고 전념했으며 그가 맡았던 6학년 학생들도 A씨를 잘 따랐다고 했다. 졸업 후에도 올해 A씨를 찾으러 왔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A씨는 올해 6학년 담임교사를 맡으면서 학급 생활지도에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학년 초인 3월부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면서 연가와 병가 등을 썼다. 그러다 7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질병 휴직을 했는데, A씨가 숨진 날은 학교 복귀를 앞둔 날이었다. 서울교사노조 관계자는 고인이 어려움을 토로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인의 학급에 다루기 힘든 학생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서울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앞두고 또다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교직 사회의 진상 규명을 향한 열기는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교사노조는 “서이초에서 생을 마감한 교사 사건도 현재까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이어 터진 사건으로 전국 교사들은 큰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우리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교육당국과 경찰당국에 진상규명을 위한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요구한다”고 했다.
이에 오는 4일 열릴 교사들의 집단행동에도 이목이 쏠린다. 일부 교사들은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지정하고, 연가‧병가 등을 활용한 집단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반면 교육부는 이 같은 움직임을 불법행위라고 경고했다. 교육부 측은 “4일 재량휴업을 결정한 학교장에 대해선 파면 또는 해임 등 징계는 물론 형법에 따라 직권남용으로 형사고발이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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