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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월)

이슈 천태만상 가짜뉴스

[단독]“가짜뉴스 제재” 요구 민원인 신상, 뉴스타파·MBC에 무더기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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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 착수

조선일보

2022년 3월6일 대장동 사건 몸통이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취지의 뉴스타파 보도에 '제보자'로 등장한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당시 그는 뉴스타파 소속이었음에도, 뉴스타파는 그를 외부 인사인 것처럼 보도했다.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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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불공정 보도 방송사를 제재해달라는 민원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넣었던 시민들의 신원 정보가 해당 불공정 보도를 한 방송사와 관련 매체에 무더기 유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9일 조선닷컴 취재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최근 방심위에서 발생한 민원인 개인정보 무단 유출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로 접수된 고발장 이첩에 따른 것이다. 뉴스타파와 MBC 등이 지난달 하순부터 집중 보도한 이른바 ‘민원 청부 의혹’ 관련 기사들의 취재가 방심위 내부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민원인들의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해당 민원은 ‘지난 대선 직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대장동 사건과 엮으려 했던 뉴스타파의 허위 인터뷰를 확인 없이 인용 보도한 방송사를 제재해 달라’는 취지의 민원이다.

방심위는 민원 접수 페이지에서 ‘개인정보보호법에 의거, 민원인 개인정보를 정해진 목적 이외의 용도로 이용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더구나 그러한 개인정보가 ‘민원의 지적 대상자’에게 넘어갔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는 지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범죄를 보고 처벌을 탄원한 시민이 누구인지를 범죄자에게 알려주는 것과 똑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MBC 등이 주장하는 ‘민원 청부 의혹’이란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옛 직장 동료 등을 동원, 2022년 3월 대선 직전 벌어진 방송사들의 ‘뉴스타파 허위 인터뷰 무검증 인용보도’를 제재해달라는 민원을 넣도록 시켰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대선을 사흘 앞둔 작년 3월 6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검사 시절이던 2011년 대장동 사건 주범인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일당의 부탁을 받고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무마해줬다는 내용의 기사를 김만배씨 등의 육성이 담긴 녹음 파일과 함께 보도했다. 그러자 KBS·MBC·YTN 등 정부 영향력 아래 있는 방송사들은 이 보도를 인용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작년 9월, 뉴스타파 기사의 전체 인터뷰 음성 파일이 공개되면서 ‘짜깁기’를 통해 조작한 기사임이 드러났다.

그러자 뉴스타파 가짜뉴스를 인용한 방송사들을 제재해 달라는 민원이 270여건 접수됐다. 방심위는 KBS·MBC·YTN·JTBC 등에 최고 수준 제재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런데도 뉴스타파와 MBC가 공교롭게도 지난달 25일 동시에, ‘민원 270여건 가운데 120여개가 류 위원장이 몸담았던 재단법인 문화엑스포이나 미디어연대 관계자 등 지인 명의 민원이었다’며 이른바 ‘민원 청부 의혹’을 대대적으로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MBC는 3꼭지, 뉴스타파는 3꼭지를 ‘민원 청부’라는 주제로 내보냈다.

MBC는 정작 뉴스타파 허위 인터뷰 인용보도 자체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시청자에게 혼선을 드렸다”는 모호한 안내만 내보냈을 뿐, 시청자를 상대로 명확하게 사과하지도 않았다.

MBC와 뉴스타파는 민원인들의 직장까지 찾아가 류 위원장과의 관계를 물었다. 방심위는 민원을 받을 때 민원인의 성명‧연락처를 수집한다.

수사당국은 MBC와 뉴스타파가 거의 동시에 해당 의혹을 제기한 배경에 방심위의 민원인 개인정보 유출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조선일보

지난달 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는 인터넷매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에 대해, 서울시에 신문법 위반 사항 검토를 요청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심의위원회를 거쳐 행정처분으로 뉴스타파를 ‘등록취소’ 할 수 있다. /KBS1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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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인 개인정보 유출에 민노총 언론노조가 개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른바 MBC 등의 ‘민원 청부 의혹‘ 보도 3개월전인 작년 9월말, 언론노조 방심위지부 사무국장 A씨가 민원인들의 개별 정보를 들여다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내용의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기 때문이다.

당시 A씨는 ‘류희림 위원장 님, 뉴스타파 인터뷰 인용보도 안건 심의 왜 회피하지 않으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류 위원장에게 사적 이해관계자 민원이 포함된 관련 방송에 대한 심의 회피를 요구했다.

뉴스타파와 MBC의 입장에도 앞뒤가 맞지 않는 대목이 나온다. 두 매체는 지난달 25일 동시에 이른바 ‘민원 청부 의혹’을 보도하면서 “이틀 전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공익신고를 토대로 보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원 청부 의혹’에 관한 공익신고가 접수된 것은 지난달 23일이고, MBC와 뉴스타파가 민원인들 직장을 찾아간 것은 이보다 앞선 지난달 21·22일이었다.

또 뉴스타파는 해당 보도에서 “두달 전부터 취재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공익신고가 토대’라던 스스로의 설명에 배치될 뿐 아니라, 방심위 내부 게시판에 글이 올라온 시점과 비슷한 때다.

작년 9월 게시판에 민원인의 자격 문제를 처음 제기한 A씨는 민원인들 중 류 위원장의 지인이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파악했을까. 이에 대한 조선닷컴 질문에 A씨는 “얘기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최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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