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독 이미지.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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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전류를 흘려 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전자약을 인터넷 게임 중독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안국진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정조은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전자약 일종인 ‘경두개 직류자극(tDCS)’이 게임 중독 치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최근 확인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행위중독저널(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s)’ 4월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2018년부터 서울성모병원 중독 클리닉을 통해 인터넷 게임 중독 증상을 보이는 20대 남성 22명을 경두개 직류 자극으로 치료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경두개 직류자극이란 두피에 부착된 전극(양극·음극)을 통해 미세한 직류를 흘려 뇌 신경세포를 자극해 기능을 조절하는 일종의 신경조절술이다. 이번 연구 참가자들은 뇌의 배외(위바깥)측 전전두엽 피질을 통해 전기 자극이 전달될 수 있도록 미리 정해진 방법·일정에 따라 하루 30분씩 2주 동안 집에서 자가치료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치료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참가자를 살펴봤다. 치료 전후 찍은 기능적 MRI(자기공명영상)를 분석한 결과, 치료군은 전 대상피질(대상 피질 앞부분)과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 사이의 연결성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연결성이 늘어났다는 건 치료를 통해 자기조절 능력이 유의하게 증가했고, 치료군에겐 중독 대상에 대한 반응을 억제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의료계에 따르면 중독 장애는 단순한 개인 의지 부족이나 습관 문제가 아니라 뇌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뇌 질환이다. 미국정신의학회와 세계보건기구(WHO)는 각각 2013년, 2019년 게임 장애를 중독성 장애로 분류했다. 하지만 게임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승인된 약물은 아직 없다.
경두개 직류자극 적용 사진과 치료 흐름도. 사진 서울성모병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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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연구팀은 전자약이 약물치료 외에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서 게임 중독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경두개 직류 자극은 스마트폰 대비 약 1000분의 1 수준인 전류량(최대 2㎃)과 전자파(약 0.001W/㎏)로 출력 수준이 제한돼 인체 위해성이나 부작용 우려가 크지 않은 편이다. 또 처방 뒤 자가 치료가 가능해 치료 편의성도 높다.
정조은 교수는 “선행연구 200개 이상을 종합해보더라도 전극 부착 부위의 따가움이나 열감과 같은 일시적 불편감 외에는 경두개 직류 자극의 심각한 부작용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라며 “약물치료만으로는 효과가 작은 다른 중독 환자들에게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시술”이라고 말했다. 김대진 교수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뿐 아니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치료 용도로 승인받은 전자약이 증가해 일반 대중 관심이 높아지고 처방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신의학 분야에서도 경두개 직류 자극이 중독·우울증·불안장애 등 다양한 질환에서 유효성을 입증하고 있다”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환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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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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