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일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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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州) 스크랜턴을 찾아 유세했다.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대선의 승부처로, 트럼프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올해 캠페인에 쓴 돈만 3억5000만 달러(약 4700억원)에 이른다. 같은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인 미시간·위스콘신에서 쓴 돈을 합한 것보다 많은 금액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해리스 지원 사격을 위해 10일 피츠버그를 찾을 예정이다.

트럼프는 이날 스크랜턴과 레딩에서 잇따라 유세를 벌였다. 펜실베이니아는 필라델피아·피츠버그 같은 대도시권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고, 백인 인구 비율이 높은 시골 지역으로 갈수록 공화당 지지세가 강해지는 이중 구조다. 트럼프는 이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맞춤형 유세를 펼쳤는데 “불법 이민자들에 돈을 쓰느라 허리케인 밀튼 대응에 쓸 돈이 없다”며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를 바이든 정부 실정(失政)을 부각했다. 또 셰일가스가 펜실베이니아의 중요 수입원인 점을 고려해 “풍력은 끔찍하고 너무 비싸다”며 당선되면 가장 먼저 연안의 풍력 발전 사업들을 중단할 것이라 공약했다.

백인 유권자들 저변에 깔린 사상 첫 ‘흑인·여성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도 건드렸는데 전날 해리스가 출연한 CBS ‘더 뷰’ 방송의 진행자 서니 호스틴에 대해 “카멀라보다도 멍청한 여자” “여성들아 미안하다”라고 특유의 톤으로 농담을 던졌다. 그는 여성 유권자에게 더 친절해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며 “여성들은 안전함을 원하고, 그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나라를 원한다”고 했다. 트럼프가 이렇게 말하자 청중에서는 “우리는 당신을 사랑한다”는 함성이 쏟아졌다. 트럼프는 4년 전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에 패했는데, 바이든의 승리에 ‘고향 프리미엄’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트럼프 캠프는 히스패닉 인구가 상대적으로 높은 레딩에서 ‘무료 이발’까지 제공해가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도 10일 피츠버그에서 사전 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피츠버그가 속한 엘러게니 카운티의 경우 이번 주에만 약 18만 9000건의 투표용지가 발송됐고 투표가 완료된 2만 4000건이 선관위에 제출됐다고 한다. 우편 투표 용지는 선거일인 11월 5일까지 개봉·개표하지 않는다. 해리스 입장에선 필라델피아·피츠버그에서의 투표율이 높아져야 승리에 가까워진다. 배우자인 더그 엠호프는 최근 필라델피아 교외에서 축구 경기를 관람했고, 지난 4일엔 피츠버그에서 열린 대규모 콘서트에서 투표 독려 연설을 했다. 리즈 체니 전 공화당 하원 의원, 트럼프 정부 백악관 출신인 앨리사 그리핀·캐시디 허친슨 등도 9일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트럼프에 반대하는 노변담화를 가질 예정이다.

9일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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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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