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조사 받으러 온 것”
명씨는 이날 오전 9시 53분 창원지검에 출석했다. 전날 출석할 때와 같이 오른손에 지팡이를 짚은 채였다. 명씨는 “전날 검찰 조사에서 거짓, 허위 보도 등에 대해서 질문을 받고 답변을 했었다”며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 “여러분이 계속 거짓의 산을 만들고, 거짓이 나오고 또 나와서 저를 이렇게 만들었다”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9일 오전 창원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창원=김준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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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씨는 이른바 ‘세비 9000만원 수수’ 의혹에 대해선 “모두 빌려준 돈을 받은 것일 뿐”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부탁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게 그렇게 중요한 질문이느냐”고 했다. 또 청와대 이전 관련 발언에 대해선 “그 당시 ‘청와대가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자기 방식대로 주장하고 있었다”며 “그래서 제가 김종인 위원장님을 뵈러 가는 길에 청와대를 보고 제가 느낀 것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날 명씨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인 시민단체 관계자와 명씨 사이의 말싸움도 벌어졌다. 이 관계자는 “어제는 꼬리를 내리고 왜 오늘은 당당하냐”며 따져 물었고, 명씨는 “무슨 꼬리를 내리느냐”며 “국민들에게 미안해서 그렇지”라고 했다.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명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지난 8일에도 명씨를 소환했으나, 명씨가 무릎 통증 등을 호소하며 조사를 일찍 마쳐달라고 요청했었다. 조사는 출석 8시간 만인 오후 6시쯤 끝났다.
검찰은 명씨에게 김 전 의원으로부터 공천 대가로 회계담당자인 강혜경씨를 통해 금품을 받았는지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명씨가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김 전 의원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도록 도와주고, 그 대가로 9000여 만원을 받은 혐의를 수사 중이다. 명씨는 “강씨에게 빌려준 6000만원을 돌려받은 것일 뿐, 공천 대가가 아니다”라고 했고, 나머지 3000여 만원도 “내가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고 한다.
검찰은 명씨가 지난 2021년 말 지방선거 예비후보 2명에게 공천을 미끼로 2억4000만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불법 여론조사 의혹, 창원 국가산업단지 선정 과정 개입 의혹 등 제기된 의혹 전반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명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창원=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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