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앤소니 알바니지 호주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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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24∼25일(현지시간)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는데,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참석한 적은 아직 없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2일 기자들을 만나 “참석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며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임기 초 해외 순방은) 시간이 너무 부족한 만큼 가장 필요성이 높고 중요한 국제행사로 제한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내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회의에 참석한다면 나토 정상회의까지 연달아 참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이런 기류에 다소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나토 회의에 참석하면 G7 정상회의에 이어 서방 정상들과 나란히 서며 ‘친중 논란’을 자연스룹게 불식할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의에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이 함께 초청됐다.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유럽에서 방위산업·원자력발전소 세일즈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여기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의 역할도 주목받는다. 위 실장은 과거 참여정부 당시 남북 관계를 중심으로 외교·안보 노선을 설정하자는 ‘자주파’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동맹파’의 논쟁 당시 동맹파의 중심인물로 분류된 바 있다. 위 실장은 실제로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으며 한미동맹, 한일 협력, 한미일 안보 협력을 핵심 기조로 제시했다.
최근 이 대통령의 정상 통화 순서가 ‘미국-일본-중국’으로 배치된 데에도 이런 기조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여권 내에서는 위 실장과 ‘균형’을 맞출 것으로 평가하는 인물로는 당시 ‘자주파’로 분류되기도 했던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를 꼽는다. 다만, 이 후보자의 청문 절차는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인수위 없는 새 정부 출범 뒤 중대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국내를 비우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나토 정상회의 참석이 중국이나 러시아를 견제하는 흐름에 동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여권 내에서도 지금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자 외교 일정에 너무 공을 들일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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