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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모두를 위해 더러운 일 한 것”…독 총리 발언, 자국서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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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18일(현지시각) 연방정부 대표 회의 이후 기자회견 중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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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우리 모두를 위한 더러운 일”을 한 것이라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은 18일(현지시각) “우리에 대한 이스라엘의 침략을 지지하는 독일 총리의 수치스러운 발언 이후 외무부는 (이란의) 독일 대사를 소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메르츠 총리는 주요 7개국(G7) 회담 기간인 지난 17일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습은 “우리 모두를 위해 하는 더러운 일”이라며 이란이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하는 방안이 의제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나는 이스라엘군의 용기와, 이 일을 결단한 이스라엘 지도부에 최대한의 존경을 표할 수밖에 없다”며 이스라엘을 강한 어조로 옹호했다.



    메르츠 총리 발언 뒤 독일 집권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메르츠 총리가 대표로 있는 기독교민주연합(CDU) 중심 연립정부에 참여 중인 사회민주당(SPD·사민당)의 랄프 슈테그너 의원은 슈피겔에 “총리가 이스라엘이 이란에서 우리를 위해 더러운 일을 하고 있다고 한 발언은 이상한 수준을 넘어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아디스 아흐메토비치 사민당 외교정책 대변인도 “극도로 민감한 상황에서 최선의 목표는 긴장 완화이다. 총리의 발언은 여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말했다.



    야당의 어조는 보다 강경했다. 얀 판아켄 좌파당 공동대표는 “메르츠 총리는 화장실 청소를 해봐야 한다. 그러면 ‘더러운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될 것”이라며 “그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걸 더러운 일이라고 불렀다. 전쟁과 폭력의 희생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녹색당의 루이제 암츠베르크 중동 및 이란 담당 보고관은 “총리의 냉소적이고 무지한 발언 대신, 나는 연방정부가 이 긴박한 상황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르츠 총리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날 “(나의 발언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며 비판의 목소리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고 독일 데페아(DPA) 통신은 전했다.



    다만 강도의 차이는 있으나 유럽은 대체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자위권이라고 두둔하고 있다. 이란의 핵무장은 중동을 넘어선 유럽의 안보에도 위협 요인이 된다고 보는 시각이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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